본문 바로가기
책 소개

격의 시대

by 미건주 2017. 4. 13.

"격의 시대"라는 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산업 발전단계는 양의 시대, 질의 시대를 지나 격(格)의 시대로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양의 시대를 지나 질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질과 격의 변곡점에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전의 성공에 심취해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뚜렷한 대안이 없어 격의 시대로의 준비가 아직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맞춰 ‘격’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왜 지금 ‘격’이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또한 산업 전반에서 ‘격’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여 성공한 기업에 녹아들었는지를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오랜 기간 서비스 현장에서 근무한 저자가 생각하는 품격 경영과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그동안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가치 있는 ‘격’을 갖추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질을 넘어 격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는 ‘격(格) 닥터’ 김진영 교수는 정통 삼성맨 출신으로 198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중공업 기획실, 삼성 회장비서실 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호텔신라 등에서 인사교육전략수립과 현장적용을 총괄한 HR전문가다. 김 교수는 호텔신라 서비스 드림팀을 창단하여 호텔 품격서비스의 원형을 보여주었고, 차병원그룹 차움의 최고운영총괄(COO)을 맡아 의료 서비스 분야에도 품격 서비스를 도입하였으며, 신세계 조선호텔의 최고재무총괄(CFO) 겸 웨스틴조선호텔부산 총지배인을 역임하면서 품격 서비스 혁신을 현장 실천한 서비스디자인 전문가이자 명강사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환자경험을 통한 혁신과 품격 서비스를주문하는 등 병원과 기업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경영학석사, 경희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책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겠다. ‘격(格)’은 사전적으로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라고 정의된다. 그렇다면 격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격’이란 21세기 창조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강조되고 있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라고 말한다. 개인이나 조직, 국가 할 것 없이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는 경제적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사회적 자본과 같은 자본들과 달리 문화자본은 단 기간에 획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오랜 기간 일상생활에서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형성되기 때문에 모방이 불가능해서 궁극적인 차별적 경쟁우위의 원천이 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양의 시대, 질의 시대 그리고 격의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분석틀은 창조적 혁신이라는 21세기 시대정신의 원천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21세기에는 넘버원보다 창조적인 온리원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저자는 창조적 혁신의 다양한 사례들을 담고 있다. 모든 사람이 병원밥이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당연시할 때 환자들은 입맛이 없기 때문에 병원밥은 오히려 더 맛있어야 한다고 요리법을 근본 재검토한 사례나 모든 여성은 비록 중환자라도 다시 아름다워지겠다는 희망을 줘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며 화장품 숍을 병실 앞에 유치한 시도, 낡은 시설이나 기물들을 퇴물로 보지 않고 전통과 격으로 재해석하는 사례 등은 그야말로 창조적이다. 또한 21세기 환경의 핵심 특징이 경계파괴라는 점에 주목하여 병원의 경쟁 상대를 특급 호텔로 재정의한 시도 등은 창조경영의 탁월한 사례다. 무엇보다 21세기 병원의 역할을 기존의 ‘치료(cure)’가 아닌 ‘돌봄(care)’으로 재규정한 부분은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최고의 호텔들과 병원 그리고 세계 최초의 통합적 대안 헬스케어 센터의 핵심 개념과 시스템들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저자는 ‘격’의 중요성이 호텔이나 병원뿐 아니라 자동차, 책방, 쇼핑센터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21세기 격의 시대를 향한 끝없는 탐구의 기록으로서 분야나 영역에 상관없이 21세기 창조사회를 선도하고자 하는 모든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의 리더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