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팀 콜린스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런던에 살며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카피라이터로서 다재다능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작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시리즈를 비롯해 70권 이상의 소설과 논픽션을 썼으며,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영국과 독일에서 상을 받았고 세계 청소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허당영웅 막 시무스의 일기』, 『5차원 소년 콜린: 코주부 행성 전쟁』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우리는 더 빠른 차, 더 큰 텔레비전, 더 호사스러운 대리석 부엌 같은 것들을 위해 아등바등 시간을 보 내지만, 나무늘보는 그저 나뭇잎 한 움큼만 있으면 더 바라는 게 없다. 우리가 미친 듯이 SNS에 셀카 를 올리는 동안 나무늘보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본다. 우리는 5년 후, 아니 10년 후에 자기가 어떤 위 치에서, 어떻게 될까를 걱정하지만, 나무늘보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음미한다.
저자는 우리가 좀 더 나무늘보처럼 산다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으리란 깨달음을 얻었다. 이 책에는 나무늘보가 긴장 풀고 느긋하게, 하루를 충실하게, 아무도 없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담겨 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분주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글을 읽기만 해도 마음엔 여유 한 줌, 얼굴엔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당신의 하루에 고요한 순간을 가져다줄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 느려도 괜찮아, 행복할 수 있다면
Chapter 1 나무늘보스러움을 실천하는 법 / Chapter 2 속도를 늦추는 연습이 필요해
Chapter 3 사는 게 다른 거지 틀린 건 아니야 / Chapter 4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취미
Chapter 5 제대로 먹어야 행복할 수 있어 / Chapter 6 고요는 관계에서 매력적인 마법이다
Chapter 7 일상에서 탈출하는 법 / Chapter 8 마음이 편안해지는 나무늘보 요가
Chapter 9 너 자신을 믿어봐 / Chapter 10 환경을 바꿔봐, 삶에 활력을 줄 테니
Chapter 11 자연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 Chapter 12 뭐니 뭐니 해도 내 집이 최고야
Chapter 13 잘 자야 미래를 꿈꿀 수 있어 / Chapter 14 내 멋은 내가 정하는 거야
Chapter 15 사랑, 그게 삶의 이유야 / Chapter 16 유능한 부모보다 너그러운 부모가 필요하다
Chapter 17 짜증 유발요인들 잠재우는 법
에필로그 / 서두르지 마, 행복을 그냥 지나치잖아
▣ 내용요약
토끼와 거북이의 진짜 이야기를 아니?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솝우화를 들어봤지? 거만한 토끼 한 마리와 거북이가 달리기 시합하는 이야기잖아.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던 토끼는 시합 도중 낮잠을 자버렸고 신중한 거북이는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결국 승리하지.
사실 이 이야기의 초고는 ‘토끼와 거북, 그리고 나무늘보’라는 제목이었어. 나무늘보는 나무 꼭대기에서 두 동물을 내려다보며 남과 경쟁하는 시합은 왜 하느냐고 물었대. 아늑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으면 숨막히는 경쟁에 뛰어드는 것보다 훨씬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말이야. 토끼와 거북이가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었어.
이솝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으니 답답했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경쟁의 방해꾼 나무늘보를 확 빼버린 거야. 이솝이 줄거리를 고친 건 너무 안타까워. 나무늘보의 지혜가 그때부터 전해졌더라면 인류는 지난 2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평안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우선 그 많은 올림픽 경기와 성적 평가에서 구원 받을 수 있었을 거라고!
사는 게 다른 거지 틀린 건 아니야
생활 스피드
쥐 타입은 공포에 질려 온종일 전전긍긍한다. 어려운 고비를 맞이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 모골이 송연해진 채로 사무실을 배회하고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나무늘보타입은 신중한 속도로 끈기 있게 일한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그 상황에 휘둘리기보다는 오히려 힘을 얻는다.
쥐 타입은 잠시도 쉬지 않고 정신없이 이 일 저 일에 매달린다. 시간에 쫓겨 중요한 일을 한 가지도 완수하지 못한 채 다음 날로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무늘보 타입은 일과 일 사이에 짧은 휴식을 취한다. 잠시 휴식과 고요함을 즐기며 에너지를 충전한다. 다시 일을 시작할 때는 새로운 기분으로 상쾌하게 임한다.
쥐 타입은 느긋하게 점심 먹을 여유가 없다. 일이 밀려 있어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운다. 오후 늦게는 슬럼프에 빠져 성과를 내지 못한다. 나무늘보 타입은 조용하고 푸른 잎사귀가 많은 공간을 찾아 점심시간을 보낸다. 대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좁은 풀밭이라도 상관없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먹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맛을 음미한다. 그 후 한결 산뜻한 마음으로 생산적인 오후를 보낸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취미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찾는 평안함_ 명상
하품이 먼저 나오는 취미야. 이런, 오해는 하지 마. 열렬한 지지의 하품이니까. 나무늘보는 아주 오랫동안 명상 상태에 머무를 수 있어. 인간에게는 왜 이것이 생활이 아니라 취미인지 이해할 수 없을 뿐이지.
사는 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 원하는 것을 먹고, 빈 것을 채우고, 바라는 것을 쌓고, 부족한 것을 높이 올리는 일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도 이해하지. 아, 사랑에 허기진다는 것도 알아. 인간은 이것들을 다 생각하느라 어지럽게 살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러니까 먼저 비우는 연습을 해봐.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찬 마음으로는 명상을 즐길 수 없어.
먼저, 옆에 있는 사람에게 꽂힌 시선을 거둬들여. 부러움, 질투, 시기, 경쟁 같은 감정이 올라오는 것들이 보이는 시선 말이야. 앞이나 뒤에 있는 사람도 봐서는 안 돼.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거야. 눈을 감고 깊고 고운 숨결의 온화함을 느끼는 거지. 비워지는데서 찾아오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거야.
종이에 펼쳐진 또 다른 세계의 탐닉_ 독서
독서의 가치는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지. 가운이나 담요를 두르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몇 시간 가만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래. 오래도록 책을 읽으면 나무늘보처럼 평온하고 차분한 상태로 빠 져들 수 있거든.
읽는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해. 신문을 읽는 것부터 문자 메시지며 겸손한 척 자랑질하는 SNS를 보는 것까지 말이야. 다만 모니터나 전화기 화면으로 읽는 시간이 많다면 눈 나빠 짐을 조심해야 해. 종이책을 본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 종이책이 가진 훌륭한 점 가운데 하나는 그 위에 인스타그램 어플이 깔려 있지 않다는 거야. 친구가 쿠바에서 얼마나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정신 팔리지 않을 수 있어.
책에 묘사된 장소를 떠올려봐. 마치 그곳으로 여행하고 있는 느낌일거야. 아름답고 이색적인 풍경은 물론 음습하고 으스스한 공간도 당신을 완전히 책에 빠지도록 만들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빨리 책장을 넘기게 되지. 문장이 오감을 자극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몰입되는 거야.
오래 전부터 멋진 책을 읽고 있던 사람들은 이 페이지를 건너뛰어도 좋아. 잔소리일 뿐이니까. 대신 가장 흥미로웠던 책을 떠올려보면 좋겠지. 그렇다고 이 책이라고 외칠 필요는 없어. 하하하!
제대로 먹어야 행복할 수 있어
먹는 즐거움 맛보기
식사란 매일 치러야 할 의식 가운데 하나야. 생명 유지와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대충 넘기기 일쑤지. 점심에는 시들시들한 채소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고, 저녁에는 질척한 랩 샌드위치를 입에 넣는 거지. 외식할 때조차 안달난 멍청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느라 스트레스를 받곤해. 귀한 양분을 몸속에 공급하는 경건한 의식이라고 하기엔 엉망인 거야.
영양분을 채워줄 음식을 선택할 때 나무늘보처럼 느긋하고 신중해져 봐.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에서도 메뉴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펴보는 게 좋아. 당신 뒤로 어마어마한 줄이 늘어서지 않았다면 말이야.
음식이 나오면 먹기 전에 잠시 멈춰봐. 뱃속에 배고픈 감각이 퍼져가고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는 거지. 처음 한 입 베어문 뒤 아주 천천히 씹어봐. 음식의 질감과 풍미를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거야. 지하철 매점에서 끼니를 대충 때우는 음식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지. 과식을 막는 길이기도 해.
잎사귀 한 장을 음미하는 나무늘보를 떠올려봐. 입안 가득 퍼지는 향을 느끼며 나뭇잎 씹히는 식감에 초점을 맞추고 즐기는 중이야. 충분히 씹고 시간을 들여 삼키면서 말이야. 뱃속에서 어떻게 소화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위에 어느 정도 찼는지도 상상하지. 식스팩 근육은 없지만 적당한 때 음식 먹는 걸 중단해야 하거든. 그래서 과식으로 소화불량에 걸리는 일 따윈 나무늘보에게 일어나지 않지.
먹는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과식으로 부른 배를 쓰다듬으면서도 먹기를 계속한다면, 음식을 한 입 먹은 뒤 포크를 탁자 위에 내려놓는 거야. 매번 반복해서 말이야. 배가 부르게 되면 포크를 잡는 횟수가 줄어들고 마지막 한 입은 포기하게 될 거야. 밥을 천천히 먹을수록 위에서 뇌로 활발하게 보내는 ‘배부르다’ 신호를 빨리 눈치 챌 수 있거든.
먹는 것에 집중하느라 다른 중요한 일들을 놓쳐서도 안 돼. 배가 보내는 신호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배고프다고 말할 때만 음식을 먹는 거야. 심심해서 먹거나 마트에서 싸게 파는 초콜릿을 아무 때나 주섬주섬 먹지 말고 건강까지 챙기자는 거야.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식탁이나 주방에서만 식사해야 돼. TV 앞에서 무언가를 먹는 건 과식을 유발하거든. 위가 감당하기 힘들다고, 터질 것 같다고 메시지를 긴급하게 보내도 알 수 없지. TV 속 등장인물에게 혼을 빼앗겨 버렸으니까. 나무늘보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나면 잠시 고요하고 차분한 시간을 가져봐. 포만감이 주는 흐뭇함을 느껴보는 거지. 일용할 양식에 감사할 줄 알게 되는 시간이 될 거야.
고요는 관계에서 매력적인 마법이다
마음 속 분주함을 비우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멀리한다면, 당신은 선천적으로 나무늘보라고 생각해도 좋아. 하지만 진정한 나무늘보스러움은 이보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해. 혼자 있는 사람은 완전히 느긋하게 보일 수 있어. 하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겉으로는 조용해 보일지라도 내면적으로는 시끄러운 경향이 있지. 속으로 혼잣말을 되풀이하면서 최근 자신이 걱정하는 부분과 집착하는 것들을 계속 떠올리는 거야. 이러한 잡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무늘보스러움을 지향하는 목표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에게는 무척 어려운 과제야.
잡념을 떨쳐내려면 인내심이 필요해. 깊은 호흡을 반복하던지 물 한 모금씩 마시는 것에도 집중해야 하니까. 굳은 의지로 높고 미끄러운 나무를 오르는 나무늘보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인내심에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 가냘픈 꽃잎의 강인함이 숨어 있는 거야.
일상에서 탈출하는 법
역사의 흔적 더듬어보기_관광
미안하지만 TV나 책자에 소개된 명소를 찾아 나서는 것은 휴가라고 확신할 수 없어. 유명한 장소를 눈이나 카메라를 통해 보는 건 아주 멋진 일이야. 하지만 제대로 쉴 수 없는 휴가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지.
나무늘보는 도시를 무척 싫어해. 고급 레스토랑과 고색창연한 교회들이 즐비한 유명 도시, 아니면 공 장이나 천원샵들이 빽빽이 들어찬 지루한 도시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야. 나무에 매달려 편히 있을 수 있는데 왜 굳이 그런 도시에 가려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직접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관광을 떠난다면 느긋하게 긴장을 풀 시간을 반드시 일정에 포함시 켜야 해. 새로운 환경에서 맞는 태양의 따스함과 바람결을 느끼면 내면의 평온함을 달성할 수 있어. 일상의 환경은 미친 듯이 소란스럽더라도 가능하지.
아, 보는 것마다 사진 찍고 SNS에 줄줄이 기록하는 일은 제발 참아. 누가 ‘좋아요’를 했는지 보려고 계속해서 ‘새로 고침’ 어플을 누르지 말라는 거야. 나무늘보들은 절대 눌러줄 수 없거든.
남미 열대우림 속 자연관찰
훌륭한 기획이야. 대자연의 심오함을 경험할 수 있으니 감동이겠지. 오, 잠깐! 횡단이라면 출발지에서 종착지까지 걷거나 차로 이동해야 한다는 거잖아. 그 안에 사는 동물들을 놀라게 할 작정이야? 사람들 의 발소리, 말소리, 자동차 소리, 감탄 소리가 동물들의 평화를 방해한다는 걸 기억해 줘. 얼마나 헤집 고 다닐지 불 보듯 뻔해.
안 되겠어.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열대우림은 독화살개구리와 독개미, 초록 아나콘다로 가득해. 그 안을 탐험하려고 들어간 사람들을 그 뒤에 본 적이 없어. 선택은 자유니까 의지대로 해. 목숨이 두 개 라면 말이지.
너 자신을 믿어봐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기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탁월한 방법이 있어. 우월한 사람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는 거야. 이게 뿌리 깊은 습관이 되면 어떨까. 자기 장점에 초점 맞추기 어려워지겠지. 살기는 그만큼 힘들어지고.
다시 말하지만, 나무늘보는 열대우림의 이웃에게 절대 신경 쓰지 않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거나 화 장실을 일주일에 한 번만 가는 부분에서는 언제나 최고이니까.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아지 지. 남다르다는 것, 그것이 무엇이든지 자부심이 되니까.
당당함을 뿜어낼 수 있는 자세 유지하기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알아? 어깨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어 똑바로 서 있는 것일까? 이 제껏 그렇게 알고 있었지? 하지만 억지로 취하는 그 자세가 어색했다면 나무늘보 자세를 시도해봐. 어 깨를 구부리고 발을 질질 끌면서 머리는 옆으로 돌리고 꽃을 뜯어 먹는 거야. 이러한 자세 역시 자신 감을 드러내지. 이 자세로 돌아다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의미니까. 독특한 개성이라고 인정받을 거야.
환경을 바꿔봐, 삶에 활력을 줄 테니
상상하며 놀기_ 기차와 지하철
기차와 지하철은 아주 유용한 교통수단이야. 하지만 왜 그토록 불편한 것들에 사람들이 몸을 끼워 넣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유순한 나무늘보조차도 꽉 들어찬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 아무런 생각 없이 탔다가 도베르만처럼 으르렁거리며 내렸거든.
기차를 타고 있을 때는 나무늘보의 평온함과 지혜를 발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야. 간단한 나무늘보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빈 좌석을 찾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바닥에 얼굴을 대고 혼자 눕는 건 절대 불가능하지.
나무늘보스러움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게 관건이야. 그런데 빽빽이 들어찬 기차 안에서는 탈출할 때까지 현재에 초점을 맞췄다간 미쳐버릴 수도 있어. 그러니까 혼자만의 상상의 날개를 펼쳐봐. 어떤 상황이나 설정도 개의치 않을게. 가능한 한 절실히 원하고, 바라고, 꿈꾸는 일들이 이루어지는 상상이면 좋겠지.
나무늘보들이 기차에 대해 인정하는 부분은 하나야. 바로 한정된 역이라는 것이지. 그것이 버스를 탈 수 있도록 도와주잖아. 버스는 게으른 나무늘보들이 움직이는 것과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니까 보이는 것들을 눈과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도 볼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만질수록 알게 되는 오묘함_ 만져보기
조약돌이나 나뭇잎의 촉감을 느껴봐. 집중할수록 온전히 마음이 머물게 될 거야. 자연을 눈으로 볼 뿐만 아니라 냄새를 맡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봐야 해. 괜찮다면 맛을 봐도 좋아. 단, 화려하고 웃기게 생긴 버섯들은 멀리하고. 잘못하면 몇 시간 후에 길가에 널브러져, 어째서 우리가 우주를 지배하는 의식을 이제야 가지게 됐는지 주절거리다가 발견될 수도 있으니까. 초록색 경광등을 반짝이며 달려오는 자동차는 자연적이지 않잖아.
일부러 찾지 않아도 마주치는 반가움_혼자 있기
스트레스는 도시 생활이 안겨주는 끊임없는 스케줄 때문에 생겨나지. 근무시간, 대중교통 시간표, 어제 끝마쳤어야 했던 수만 가지의 일들과 내일 하고 싶은 수천 가지의 일들. 이런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잖아. 하지만 그런 스트레스가 때론 안락함을 선물하기도 해.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스트레스로 머리가 지끈거린다면 잠깐 짬을 내봐.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 오롯이 혼자 있는 거야.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몇 분만이라도 좋아. 눈을 감고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 부드럽게 부서지는 파도든, 바람에 살랑대는 나무든, 저 멀리 초원에서 깜빡이는 불빛이든 상관없어. 마음이 자연 속에 머물 때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기 쉬운 법이니까. 잡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도시의 여우들이 우거지상을 짓는 동안에도 나무늘보는 항상 웃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뭐니 뭐니해도 내 집이 최고야
허드렛일 건너뛰기
집안일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 하지만 허드렛일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낸다면 한 번쯤 생각해봐. 고무장갑을 끼고 나뭇가지를 청소하는 나무늘보는 가당치 않으니까.
물건을 최소한으로 소유하면 관리할 일이 줄어들어. 빨래하기 전에 색깔별로 옷을 분류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옷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야. 1970년대 말 고립적인 고딕 문화를 추구하며 죽음, 어둠, 해골 이미지와 함께 검은 옷을 고집했던 고스족이 되는 것을 고려해도 좋아. 그러면 어두운 색감의 빨래만 하면 될 테니까.
나무늘보의 삶은 집안일을 줄이는 데 확실히 도움이 돼. 샐러드는 요리하느라 프라이팬을 다섯 개씩 쓸 필요가 없고, 소란스러운 사교모임보다 조용한 밤을 보내면 다림질을 하는 빈도수도 줄어들거든.
일정 시간을 초과해서는 청소하지 마. 먼지가 쌓이고 닦아야 할 공간은 언제나 눈에 띄게 마련이야. 중요한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나머지는 거르도록 하자. 그래야 나무늘보처럼 느긋한 상태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목욕으로 힐링하기
나무늘보는 땀샘이 없어서 인간들과는 달리 개인위생을 무시하고 살 수 있어. 그러나 이것만큼은 나무늘보를 닮으라고 못 하겠어. 주변 사람들이 당신 악취로 인해 불같이 화를 낸다면, 나무늘보의 평정심을 얻는 의미가 없을 테니까.
목욕은 긴장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니 건너뛸 생각일랑 하지 마. 대신 회의를 걱정하며 샤워기를 붙들고 있기보다는 향초로 둘러싸인 깊은 욕조에 몸을 담가봐. 목욕의식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면 정신없는 직장생활과 여유로운 집의 시간을 분리할 수 있지.
개인위생을 위한 다양한 행위로 나무늘보다움을 연습할 수 있어. 아침에 이를 닦는 행위는 정신을 현재에 집중하게 해. 칫솔이 이를 자극하는 느낌과 치약 맛에 느껴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그 움직임에 살짝 변화를 주는 거야. 나무늘보적인 칫솔질이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도록 도와줄 거야. 당신이 활짝 웃을 때 상쾌함을 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
잘 자야 미래를 꿈꿀 수 있어
고민거리는 문밖에 두기
내면의 독백을 꺼버리고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깊은 수면을 위해 중요해. 그러나 잠을 자려고 노력할수록 내면의 독백이 소용돌이치지. 이때 나무늘보 호흡법이 도움이 될 수 있어.
침대에 누운 상태이기 때문에 엎드린 나무늘보 자세를 취하기가 쉬울 거야. 어떤 자세로 누워 있기를 선택했든지 계속 숨쉬기에 집중해봐. 공기가 코로 들어와 목을 넘어가고 폐를 채우는 느낌을 좇는 거지. 그 후 다시 공기가 빠져가는 기운을 느끼는 거야.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숨쉬기에 신경을 집중시켜야 해. 밀물처럼 생각이 밀려들 때일수록 숨으로 순환되는 공기의 흐름을 느껴야 하지.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한 일을 돌이키지 마. 편안한 가지에 매달려 깊은 잠에 빠져드는 나무늘보처럼 현재에 초점을 맞춰 봐. 호흡법을 통달하려면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해. 한두 번 해보고 효과가 없다고 포기하면 안 돼. 인내심과 나무늘보의 결단력을 가지고 노력하면 호흡법이 효과를 발휘할 거야. 잠자기 전문가 나무늘보의 고견이라는 점을 잊지 마.
몸을 움직여 운동량 늘리기
나무늘보는 언제든 잠에 빠질 수 있어. 온종일 나뭇가지를 매달려 있기만 할 뿐 1cm도 움직이지 않더라도 가능하지. 그러나 인간은 피곤함을 좀 만들어낼 필요가 있어. 아주 길고 느릿하게 산책 하거나,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것도 좋아. 가벼운 몸놀림이라도 분명 밤에 숙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거야.
남들이 하는 말에 흔들리지 않기
나무늘보는 앞발에 발톱 두 개, 뒷발에는 발톱 세 개를 가지고 있어. 그런데 흔히들 나무늘보의 발가락이 두 개라고 하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일들은 어딜 가나 있어. 하지만 나무늘보들은 이들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아. 굳이 바로잡으려고 하지도 않지. 누가 뭐라 해도 나무늘보 뒷발 발톱이 세 개인 건 변하지 않잖아.
내 멋은 내가 정하는 거야
자연스러운 품위 살리기
나무늘보는 긴 팔다리와 단단한 주먹으로 다림질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어. 하지만 애써 그 귀찮은 일을 하지는 않아. 청바지를 다리느니 몇 분 더 휴식을 취하려는 것이지. 뛰어나거나, 훌륭한 혹은 대단한 나무늘보들도 항상 약간 쭈글쭈글한 옷들을 걸쳐왔으니까. 주름 하나에 너무 예민하게 굴 필요가 없어. 빳빳하게 다려 입은 옷도 의자에 앉는 순간 주름이 쫙 가잖아.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거야. 구겨진 옷에 신경이 쓰인다면 더 환하게 웃어봐. 웃을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주름의 품위가 그것을 보완해줄 테니까.
단순함을 극대화하기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 삶에 단순함을 부여할 수 있어. 무엇을 입을지 결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으니까. 남는 시간에 나무늘보 연습을 할 수도 있지. 하지만 땀샘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생활에서 들러붙는 먼지를 매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
사랑, 그게 삶의 이유야
사랑하고 싶다면 충분히 기다려라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사람을 찾으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해. 한쪽 귓불이 다른 쪽보다 크다고 해서 완벽한 그 사람을 거절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야. 무작정 달려들라는 이야기도 아니지.
남들과의 비교도 도움 되지 않아. 그들은 컴퓨터 게임에서 점수를 쌓듯 인생 과업을 성취해나가는 것처럼 보일 거야. 어느 순간 약혼을 하나 했더니 다음 순간 결혼을 하고, 또 다음엔 집을 사더니 부모가 되어 있는 거지. 안정적인 수입과 틈만 나면 떠나는 외국 여행은 어떻고. 불난 집에 부채질해대는 것과 마찬가지야. 보이는 것을 전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그들도 말 못 할 고민이 있어. 살아가는 데 무조건 ‘행복’과 무조건 ‘좋음’이란 없거든.
누군가를 찾은 후에도 나무늘보의 속도는 계속 유지해야 해. 메시지가 오고 가는 간격을 충분히 두고, 내일이 아니라 다음 주에 만나자고 제안해. 부탁하건대 처음부터 모든 생활을 공유하지 마. 당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드러내는 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거든. 특히 과거의 연애에 대해 세세한 것까지 밝힌다면 더 그렇지. 명심해. 나무늘보는 사랑스런 나무를 찾기 위해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
관계의 끝맺음에 과감해지기
오래 만났지만, 마음에 들었지만, 상대가 자신에게 적합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될 수 있어. 데이트 상대가 아담 샌들러의 코미디 영화나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를 옹호하는 웹사이트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는 과감하게 나무늘보 모드에서 치타 모드로 바꿔야 해. 그 사람에게서 도망쳐 나올 시간이 닥친 거지. 그때는 저녁 데이트를 피하고 손목도 허용하면 안 돼. 냉정해야 하지.
만나자고 하면 점심시간을 이용하도록 해. 오후 한 시까지는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니까. 헤어지기 훨씬 더 쉽잖아. 자꾸 상대를 위하는 따뜻한 말이 나오려고 한다면 차가운 얼음이라도 입에 물어봐.
짜증 유발요인들 잠재우는 법
인터넷 비밀번호
그저 신발 한 켤레 사려 했을 뿐인데, 웹사이트에 가입해야 구매 버튼을 누를 수 있어. 게다가 가입하려면 복잡한 비밀번호를 만들어내야 하잖아. 다음번에는 기억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어쨌든 일단 가입은 해야 하지. 요구하는 대로 따르는 거만한 웹사이트의 노예가 되는 거야.
그럴 땐 인터넷 쇼핑을 그만두고 밖으로 나가 공짜 나뭇가지나 쥐어보는 건 어때? 요가 매트나 나무늘보 점프수트같이 중요한 것들을 살 때는 제외하고 말이야. 그때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비밀번호를 종이 위에 써서 컴퓨터 옆에 붙여놓는 게 좋겠지. 집에 침입한 우락부락하고 괴팍한 놈에게 여벌의 신발을 주문할 기회는 주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 또 검증받아야 하는 수고로움보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놈에게 도움 주는 법을 선택하는 거지. 위험을 감수한 만큼 비밀번호를 찾아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을 패스하는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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