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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조철선 지음)

by 미건주 2020. 7. 30.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 조철선 지음 전략시티 / 2018년 7월 / 265쪽 / 14,800원

▣ 저자 조철선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후, SK(주), (주)교보문고 기획실장을 거쳐 전략시
티를 창업했다. 전략전문가로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그는 식품, 농산물, 화장품 등 건강을 책임
지는 시험ㆍ검사기관 중에서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1등인 (주)OATC의 경영기획본부장 겸 마케팅본부
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십여 년 넘게 전략전문가로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미래
를 만드는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주)OATC의 성공 스토리를 발전시키는 중이다. 『스노우볼
마켓 전략』, 『자본주의의 붕괴의 서막』,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 『경영전략전문가 조철선의
기획 실무 노트』, 『전략가, 운명을 묻다』 등을 저술했다.


▣ Short Summary


높은 성장을 하던 과거에는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열려 있었다. 금수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노
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승자가 못되더라도 과실을 향유할 기회가 많았다.
계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었기에 승자의 자리에 오른 이들도 보다 큰 기회를 잡으려 했지, 패자의
작은 밥그릇까지 뺏을 이유도 없었다. 그랬기에 발전하기 위해선 경쟁도 당연히 필요한 거라 여겼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저성장이 모든 것을 바꿔 버렸다. 새로이 만들어진 과실이 없으니, 당연히 함
께 나눌 것도 없다. 성공하고 싶다면 오로지 남의 떡을 빼앗는 수밖에 없고, 그것도 계속해서 남의
떡을 빼앗아야만 한다. 의사나 변호사도 파산 신청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 소수의 승자만이 기
울어진 운동장에서 부와 성공이 독식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무한경쟁의 그늘은 너무나 짙고 어둡다. 장기간 지속된 저성장으로 성
장할 기회가 줄어 남의 떡을 빼앗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만든 이 그늘은 생산가능인구의 본격
적인 감소와 함께 일본식 불황까지 올 수 있다는 예측에 앞으로도 더더욱 짙어질 것만 같다. 그런데
도 1%의 승자가 되겠다며 좁디좁은 경쟁의 길을 가야 할까?
이 책은 세상의 진보를 이끈 스티브 잡스,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든 제임스 다이슨, 해리포터를 창조
한 조앤 롤링처럼, 참을 수 없는 경쟁의 무거움을 벗고 경쟁하지 않는 길에서 성공의 길을 찾아 가는
여정을 안내한다. 저자는 이제 세상은 경쟁하지 않는 길에 성공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 뜨거운 열정을 더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 차례


머리말 - 경쟁, 성공,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1장 피 말리는 경쟁에서 벗어나 평안을 추구한다고?
참을 수 없는 경쟁의 무거움
욜로, 노멀크러시는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경쟁하지 않는 삶’을 그리는 이유
2장 당신이 알고 있는 경쟁은 틀렸다
경쟁 욕구는 거역할 수 없는 본능일까?
인류는 정말 경쟁을 통해 발전했을까?
경쟁은 언제나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까?
3장 성공의 길이라 믿었던 경쟁의 배신
경쟁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고?
경쟁에서 이겨도 결국 패자가 되는 기업들
비경쟁 사회가 잘나가는 이유
4장 경쟁하지 않는 성공의 길
경쟁하지 않는 길이 열리고 있다
삼박자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경쟁을 넘어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5장 경쟁하지 않을 용기
‘남보다 잘해야 성공한다’는 헛소리를 무시하자
경쟁하지 않는 길은 현명한 포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가는 이를 응원한다
6장 경쟁하지 않는 삶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선장이 되고 싶은가, 선원이 되고 싶은가?
맺음말 - 경쟁을 버려야 성공이 보인다
참고 문헌

▣ 내용요약

피 말리는 경쟁에서 벗어나 평안을 추구한다고?


‘경쟁하지 않는 삶’을 그리는 이유


1991년 LA 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중 3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항공기가 추락해 불이 붙었을 때 2명의 남자가
서로 먼저 나가려고 출입구를 막고 싸우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고 한다. 이렇듯 과잉 경쟁은 자칫
잘못하면 공멸을 부를 수 있다.


피 말리는 무한 경쟁이 드리운 폐해: 우리가 겪는 문제들의 뒤에는 대부분 잔인한 경쟁 패러다임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잉 경쟁으로 인해 그 어느 곳을 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어
디를 둘러봐도 경쟁, 경쟁, 경쟁이다. 가진 것 하나 없는 흙수저들로선 경쟁하는 것만도 벅차다. 설사
이기더라도 일시적인 우위에 설 뿐이다. 이내 우위는 사라지고 이내 또 다른 경쟁으로 내몰린다. 잠
시나마 가졌던 장밋빛 미래는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다. 그러다 결국엔 무력감에 빠진다. 별것도 아닌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이 그토록 반향을 일으킨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 말리는 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자들 간의 차이가 없어지고 모두가 비슷해지는 경
쟁적 수렴 현상을 유발한다. 그런데 경쟁적 수렴 현상은 참여하는 경쟁자들 모두에게 재앙으로 다가
온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경쟁적 수렴 효과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쟁하지
않는 삶’을 외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무한경쟁은 이제 그 한계에 도달했다. 90년대부터 시작된 저성장의 물결은 무한
경쟁을 가속화시켰다. 그 결과 우리가 느끼는 경쟁의 피로도는 개인이나 사회 모두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시스템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성공의 과실도 얻지 못한 채 하루하루 긴장과 불안 속에 언제까지나 죽도록 뛸 수만은 없다.
이제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 길에 놓여 있다: 그런데 무한경쟁의 폐해가 크다고 해서 경쟁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성공의 길이 좁아졌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그 문을 통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쉽게 목적지에 갈 편법만 궁리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현실은 경쟁하지 않는 길의 편에 서 있다. 경영 일선에서 경쟁 전략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
다. 너도나도 블루오션을 찾고, ‘경쟁하지 말고 독점해야 한다’며 온리원을 외치고 있다. 기업들이 예
전과는 다른 인재상을 요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면모 역시 바뀌고 있다. 전형적인 성공의 길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오히려 성공가
도를 달리고 있다. 겨우 밥벌이하며 살아갈 것 같은 사람들이 방송에도 나온다. 자기만의 색깔로, 자
기만의 길을 가며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풍요로움에서 그 원인
을 찾을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는 없었다. 그런데 인류에게 축복인 풍요가 사
람들에게서 구매할 동기를 앗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부족할 때에는 작은 것 하나에도 크게 만족하지
만, 풍요로울 때는 추가적으로 하나 더 가지는 걸로는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비슷비슷
한 상품과 서비스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고, 독특한 상품, 그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던 서비스에
만 열광한다. 온리원, 자기만의 길이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쟁의 끝에 성공이 있는 시대가 끝났음에도
경쟁의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당연히 ‘경쟁은 좋은 것’이라고 여긴다. 혹자는 좋은 건 아
니지만 발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경쟁에만 집중하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채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무조건 경쟁이 옳다는 시각은 당신의 미래를 망칠
공산이 크다. 그런 점에서 경쟁하지 않고 성공하는 길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경쟁의 진실을 밝혀볼
필요가 있다. 경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경쟁하지 않는 길을 걸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경쟁은 틀렸다


인류는 정말 경쟁을 통해 발전했을까?


인류는 협력을 통해 발전해왔다: 정말로 인간은 경쟁 승리만을 추구하며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일관
해왔을까? 이타적 이기주의가 인류를 다른 동물과는 차별적인 존재로 만들었음은 인류의 역사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원시인들은 타고난 조건의 불리함 속에서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부락을
형성해야만 했다. 또한 구성원들 간의 협력도 매우 중요했다. 식량을 얻고, 자녀를 양육하고, 적대적
이웃으로부터 방어하려면 함께 모여 협력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무기를 만
들고, 사냥하고, 부락을 지켰다. 사자를 만날 때마다 홀로 살겠다며 도망쳤다면 백수의 제왕 사자를
제압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인류는 여타 동물과 달리 낯선 이들과도 협력했다. 이는 어느 동물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
징이다. 의사소통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이나 인지 능력 등이 발달되었기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협력
하는 종』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도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것은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균형 잡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경쟁적 이기심이 가득한 사람이 많은 집단일수록 생존 확률이 낮았을 것이다. 반면에 협력이 원
활한 집단은 세력을 더욱 키웠을 것이다. 이런 결과들이 축적되어 인류는 이타적 이기주의로 무장한
협력하는 종으로 진화했다. 새뮤얼 보울스도 “인간은 역사적으로 이기적인 행위를 통해 별다른 이득
을 얻을 수 없음을 체감해 왔다.”라고 말했다.
무한경쟁을 선동하는 시대에 살다 보니 종종 우주를 탐험하는 등 지금의 과학 문명을 이루게 된 원동
력이 협업 덕분이었음을 망각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협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경쟁
에만 몰두했다면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획기적인 진전을 이룬 위대
한 발명 역시 대부분은 경쟁의 산물이 아니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이들이 남긴 결과물이다. 그
럼에도 마치 인간은 태초 때부터 경쟁을 핵심적인 본능으로 여기며 살아온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처럼 현실은 거대한 협력의 물줄기 속에 작은 경쟁들이 담겨 있다. 인류 역사상 등장했던 모든 사
회 제도들은 이타적 이기주의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현대 사회의 제도
들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 권리는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진화의 결과는 개인적인 성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남들을 짓밟고 이기려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성공에 대
한 기존 통념을 미국의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완벽하게 뒤집었다. 이타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
공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기브앤테이크』에서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는 다른 이들에게 베
푸는 기버(Giver)들이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남보다 자신이 더 많이 챙기길 원하는 경쟁 지상
주의자 테이커(Taker)들은 의외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성공의 길로 나아갈수록 더더욱 협력관계가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다. 그 누가 경쟁적인 사람을 선뜻
도와주려 할까?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이를 만나면 누구나 경계심을 품고 도와주려 하지 않을 것이
다. 아니, 이들을 응징하려는 모습마저 보일 것이다. 반면에 평소에 잘 베풀었던 이에겐 어떻게든 도
움을 주려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결국 베풂은 단기적으로 손해인 것 같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자
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다. 주아 드 비브르 호텔 창립자인 칩 콘리도 이렇게 말했다. “베풂은 100미
터 달리기에는 쓸모가 없지만, 마라톤 경주에서는 진가를 발휘한다.”


성공의 길이라 믿었던 경쟁의 배신


경쟁에서 이겨도 결국 패자가 되는 기업들


2017년 PC 시장에서 HP가 4년 만에 레노버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레노버는 2017
년 11월 일본 후지쯔 PC 부문 자회사를 인수하는 등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 향후 누
가 승리의 미소를 짓게 될까? 애플은 2017년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올
랐다. 한동안 20%를 넘게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6%로 떨어지고, 10%대 중반에서 맴돌
던 애플이 19.3%로 역전한 것이다. 특허 소송까지 벌이는 등 10년 가까이 치열하게 경쟁해 온 삼성
전자와 애플. 과연 누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까?
추락과 성장의 갈림길: 정답은 바로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승자, HP와 레노버는 둘 다 패자다. 이는
실적이 말해준다. HP와 레노버 모두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이익 수준도 미미한 반면, 애플과 삼성
전자는 고속 성장하며 이익을 만끽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을까? 시장 점유율 1위
는 기업들에게 지상 최대의 명제다. 1등이 누리는 승자 효과를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기업
들은 대부분 1등을 지향한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총동원한다.
그런데 PC 시장에서 1등을 다투는 HP와 레노버 둘 다 패자라니? 그렇게 된 데는 바로 그 경쟁 지향
적인 자세를 들 수 있다. 과다한 경쟁자들이 시장에 모여 치열하게 각축하다 보면 경쟁자들 간의 차
이가 점차 없어진다. 그러다가 시장마저 정체되면 성장할 길이 막혀 버려 더욱 치열하게 점유율 경쟁
을 벌인다. 그 결과 비슷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로 가격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경쟁적 수렴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결국 시장은 완전 경쟁 시장에 가깝게 바뀌며, 그 어떤 경쟁자도 이익을 향유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PC 시장에서 경쟁자를 이기겠다는 전략만 고집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반면에 애플과 삼성전자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함께 승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이는 스마트폰 시
장이 PC 시장과 달리 나날이 성장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고속 성장하는 시장은 경쟁으로 얼룩진 각
축장이 아니라 경쟁자들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풍요로운 장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시장 성장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쟁자가 아니라 상생자(相生子)라 할 수 있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경쟁 전략이 유효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 차
별화나 비용 우위, 틈새시장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해 실행하면 되었다. 경쟁 전략과 그 실행 역량에
따라 시장 지위는 달라도, 밀려나지만 않으면 함께 성공의 길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대부분의 산업은 성숙기에 진입했고, 시장 역시 성장이 둔화되어 버렸다. 성장이 정체된 시
장에 참여한 업체들은 생존하기 위해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쟁자들 모두
가 그렇게 한다는 데 있다. 결국 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길로 치닫게 된다.
그렇다면 그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쟁자도 협력자로 바라보며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길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함께 키워 나갔듯이, 경쟁자와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만이 지금의 저성장 시대를 돌파하는 길이다. 그렇다고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마냥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풍요로운 스마트폰 시장도 언젠가는 성장이 정체될 테니
까. 실제로 2016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자리 수인 3.3%로 떨어지더니,
2017년에는 1.3%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니,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는지 모른다.
한편 흔히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는 스포츠 세계는 여전히 경쟁 패러다임이 유효할 거라고 여
겨진다. 그런데 그 성장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다. 프리미어리
그는 해외 중계권 수익을 리그에 속한 모든 팀에게 균등 배분한다. 이로 인해 하위권 팀이라도 탄탄
한 재정적 기반을 구축해 우수한 감독과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전체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관객이나 시청자들도 프리미어리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두 팀이 독식하는 리그보다 모든 팀이 각축하는 리그가 훨씬 더 재미있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 1위
팀도 꼴찌팀에게 패할 수 있는 곳이 프리미어리그다. 지금도 프리미어리그는 ‘빅6’라 불리는 상위권
팀들의 치열한 순위 경쟁과 2부 리그로 밀려날 강등 경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는 모든 팀들은 승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패배해도 성공하는 길을 가고 있
다. 함께 경쟁하며 프리미어리그만의 볼거리를 제공하여 창출한 수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하지 않는 성공의 길


경쟁하지 않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인재상이 바뀌고 있다: 과거엔 대량 생산 체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규격화된 인재를 요구했
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전엔 어느 기업에나 통할 정형화된 인재상이 있었다면, 지금은 천차만별
이다. 일례로 네이버엔 정해진 인재상이 없다고 한다. 틀에 짜인 인재는 인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
럼에도 공통점은 하나 있다. 바로 창의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에 해가 된다고 여길 만한
괴짜들을 톡톡 튀는 인재라 칭송하고 있다. 그들만이 남다른 발상으로 꽉 막혀 있는 성장의 길을 뚫
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대기업 같은 거대 조직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뛰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창업가에게 요구되는 기업가 정신도 바뀌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라 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정신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남다른 길을
갈 수 있는 혁신과 창의성에 방점이 찍힌다. 참고로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100만
부 넘게 팔린 『언어의 온도』와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자존감 수업』, 두 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1인 출판사가 출간했다는 점이다. 강력한 마케팅 역량과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서점가
를 휩쓰는 대형 출판사들 사이에서 기획, 홍보, 영업망, 저자 섭외력 등 어느 하나 강점이라고 내세울
게 없는 1인 출판사들이 이렇듯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바로 자기만의 개성 있는
기획 도서였기에 어디서 본 듯한, 어디에나 있을 법한 게 아닌 독특한 콘텐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
직일 수 있었다. 1인 출판사 〈클〉이 출간한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과 〈소와다리〉가 출판한 윤
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복각본이 성공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대형 출판
사들과 경쟁하겠다는 심산으로 마케팅과 영업망, 홍보 등을 보완하는 데 치중했다면 지금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변변한 경쟁력 하나 없는 1인 출판사들의 성공담은 경쟁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
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길을 간다면 성장이 정체된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세상은 아웃사이더를 반긴다: 이런 인재상의 변화는 아웃사이더의 성공과도 맞닿아 있다. 아웃
사이더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비주류, 낙오자, 소외자, 외톨이, 왠지 거부감이 드는
단어들만 생각난다. 사실 인사이더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들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군림하
려는 상사와 억압적인 조직의 굴레,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아웃사이더
들에게 이 세상은 지옥일 뿐이리라. 실제로 남과 다른 아웃사이더들은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 세상을
원망하고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피폐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세상이 변한 걸까?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당당하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제 세상은 아웃사이더를 반기고 있다.
아웃사이더들이 바꾼 세상을 보라. 냄새 나는 히피로 불리며 조롱당했던 스티브 잡스가 만든 스마트
한 세상을, 난독증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기행으로 괴짜 CEO로 불리는 리처드 브랜슨이 만든 즐거운
세상을, 편모슬하에서 자라 뭐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다 가전업계를 뒤집어버린 제임스 다이슨이 만
든 편리한 세상을, 공상에 파묻히다 회사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던 조앤 롤링이 만든 판타지한 세상을.
자유로운 영혼의 아웃사이더들이 성공하는 이면에는 남보다 좋은 생각이 아니라, 남과 다른 생각, 유
니크한 발상이 자리하고 있다. 독특한 시각으로 새판을 짜는 과감한 도전은 아웃사이더만의 특권이
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따라야 할 규칙도 없다. 그냥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된
다. 물론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틀을 깨는 아웃사이더의 시각이 필요하
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남보다 잘하려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성이 만드는 기회: 독일 아우토반을 달리던 티코가 고장이 났다. 티코 주인은 지나가던 포르쉐에
게 도움을 요청했다. 포르쉐 주인은 다음 톨게이트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말하며, 너무 빨리 달린다고
생각하면 경적을 울리라고 덧붙였다. 한참 동안 천천히 가던 포르쉐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자신을 추
월해가는 페라리를 발견하자, 뒤에 티코를 달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레이싱을 하기 시작했다. 영
화에서나 보던 추격전이 아우토반에서 벌어졌다. 그 일이 있은 후 3개월 뒤 독일에서 티코 판매량이
갑자기 상승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티코 열풍이 분 것이다. 이에 그 원인을 조사하던 중 한 독일
인으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아우토반에서 페라리와 포르쉐가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레이
스를 벌이고 있었는데, 포르쉐 뒤에 있던 티코가 빨리 가라며 경적을 미친 듯이 울렸다는 것이다.
윗글은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 한 자락이다. 새파랗게 질린 티코 운전자의 모습이 그려지며,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실제로 속도 경쟁을 벌인다면 티코가 페라리와 포르쉐를 이길 순 없으리라.
그런데 티코가 이길 묘수가 하나 있다. 모두 가는 길에서 벗어나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면 된다.
10차선 대로도 차들이 바글바글 몰리면 페라리나 포르쉐라고 속도를 낼 수 없다. 우사인 볼트도 갯벌
에선 거북이가 되는 법이다. 하지만 좁디좁은 1차선 도로라도 경쟁 없이 자기만 이용한다면 티코도
쌩쌩 달릴 수 있다. 결국 성공은 티코를 아반떼나 소나타로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에 있는 게 아니
라,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차들로 북적이는 큰 길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아무튼 이제
세상은 경쟁하지 않는 길에 성공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런데 경쟁하지 않는 길을 간다고 모두 성
공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다음의 3가지에 달려 있
다.


삼박자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인생을 걸고 열정을 불사를 일을 찾자: 자기 계발 전문가 로버트 크리겔과 루이스 패틀러는 열정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기 위해, 대상자를 직업 선택 기준에 따라 미래를 위해 당장 돈을
버는 직업을 선택한 83%의 A 그룹과 돈보다 당장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한 17%의 B그룹으로 나눴
다. 그리고 20년 뒤 이들을 추적해 보니, 1,500명 가운데 101명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중
100명이 B 그룹에서 나왔고, 단 한 명만이 A 그룹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결과는 흔히 꿈만 먹고 살
수는 없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꿈과 열정이 성공으로 가는 길임을 말해주고 있다. 꿈과 열정이 가득
한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자기만의 길을 가려 한다. 경쟁하지 않는 길은 간단하다. 남처럼 되려 하
거나 남보다 잘하려 하지 말고 자기만의 길을 가면 된다.
색다른 독특함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
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남들과 비슷한 길, 남들과 경쟁하는 길을 간다
면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기만의 길은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함을 가미할 줄 알아야 한다.


울퉁불퉁 골목길을 탄탄대로로 만들자: 열정을 불사를 일, 색다른 독특함을 갖췄다면 성공의 기본은
갖춘 셈이다. 그런데 독특함이 입소문으로 퍼져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고, 대개는
그때까지 버틸 힘이 없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신의 독특함을 최대한 빨리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최근 등장한 유튜브와 블로그, 그리고 각종 SNS는 자신의 독특함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덧붙이면, 뻥 뚫린 길이라도 계속 울퉁불퉁 골목길이라면 피곤할 수밖에 없
다. 처음에 좁디좁은 골목길로 시작했더라도 점점 더 넓혀 나가 탄탄대로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경쟁하지 않을 용기


‘남보다 잘해야 성공한다’는 헛소리를 무시하자


세상이 강요하는 관념의 무게: 지금까지 경쟁하지 않는 성공의 길을 가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그런
데 가야 할 길을 알았다 해도 막상 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해도 경쟁하는 길에서 벗어나
면 성공과 멀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견해와 반하기보다 함께
하려는 심리적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경쟁에서 이기려고 앞으로 뛰어가는데, 당신만 반대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을까? 그런데 뒤처 다
진다는 두려움과 불안이 경쟁의 성패를 생사의 갈림길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다 잘못된 길로 빠져
들게 된다. 모두가 가는 길이 옳지 않다면, 당당하게 No를 외칠 줄 알아야 한다. 스티브 잡스도 이렇
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얽매이지 마라. 타인의 소리가 내면의 진정한 소리를 방해하지 못
하게 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과 직관이 이끄는 대로 살아갈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자신을 목적으로 대하자: 그럼 어떻게 해야 경쟁하지 않을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그 첫 단추는 바
로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당신도 세파에 흔들리는 불완전
한 사람일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 정신의학 전문의 쇼마 모리타는 “당신이 될 수 있는
가장 불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했다. 완전해지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불완전한 사람이 되라니? 그
렇게 조언하는 이유는 늘 잘해야 한다는 감정이 당신을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불안은 극복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감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용기란 두려움을 없애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길은
누구든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조금 가다 장애물을 만나면 안절부절하기도 한다. 진정한 해답을 찾
지 못해 갈팡질팡한다고 자신을 책망하지 말자. 모든 해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
다. 자기만의 길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인지하고 어떤 어려움에도 굳건히 가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우연히 들어갔다 점점 굳어져 자신의 길이 되기도 하고, 살다 보니 그렇게 흘러가기도 한다. 그 길로
가리라 확실하게 마음먹었어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작은 바람에 흔들리기도 한다. 그럼
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기에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리처드 브랜
슨도 “나를 성공으로 인도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었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해야 한
다.” 인간은 그 자체로 절대적 가치를 지니기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 이는 자
신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자신을 절대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보고 스스로에게도 목적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학벌이 좋지 않다고 해서, 변변한 직업이 없다고 해서 그 사
람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이 각자 저마다의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듯이, 당신은 그 존재만으로도 존귀하다.
결과를 받아들일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게 가치 있다고 여기면서도 사람인 이상
한편으론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경쟁하지 않는 길이 오히려 성공할 확률이 높다
면 얘기가 달라진다. 앞서 말했듯이 이제 경쟁 승리를 목표로 해선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물론
경쟁하지 않는 길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뜻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만의 길
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철모르던 시절엔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반드시 결과로
이어질 거라 철석같이 믿는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하늘의 뜻이 따로 있음을 어렴풋이 알게 된
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도 “삶을 배우려면 한평생이 걸린다.”고 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운명을 그토록 강조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성패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면 남는 건 과정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기만의 길을 당당하게 가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설사 실패로 귀결된다 해도 진정으로 원
하는 길을 걸어갔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인생을 한 편의 연극에 비유했다. 즉, 사람은 인생이라는 연극 속의 배우일
뿐이라는 거다. 절름발이 배역을 맡았다며 절규하고 화낸다고 바뀔 건 없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훌륭한 연극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는 삶의 행복도 이런 관점에서 설
명한다. 그는 세상의 일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일과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로 나누고,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불행이 찾아온다고 했다. 따라서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잘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얻는 길이라 주장했다. 이런
그의 주장은 이후 기독교 사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단적으로 13세기 성 프란체스코 기도문에
담긴 글은 2세기 로마 시대의 에픽테토스를 떠올리게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게
해 주시고, 할 수 없는 일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제 시대는 경쟁하지 않는 길에 성공을 놓아두고 있긴 하지만, 성패는 당신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
이다. 결과에 연연하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당신 앞에 놓인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가면 그뿐이
다. 결과는 하늘에 맡겨놓고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도록 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경쟁하지 않는 삶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선장이 되고 싶은가, 선원이 되고 싶은가?


경쟁하는 길에 행복은 없다: 인생의 목표를 물어보면 뭐라고 할까? 부, 명예, 권력, 성공, 그 모든 것
을 아우르는 대답은 바로 행복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행복을 갈구하며 살아간다. 경쟁도 행복해지
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어차피 세상은 경쟁하는 곳이기에 경쟁력을 키워 경쟁에서 이기면 행
복해질 거라 여겨 왔다. 그런데 정말로 경쟁하는 길에,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만 성공하는 길에 행복
이 놓여 있을까? 현실은 다르다. 끝없는 경쟁의 굴레에서는 행복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다. 행복해지
기 위해 경쟁한다지만, 실은 경쟁으로 인해 점점 더 불행해진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이미 승자
의 지위를 누리는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쟁을 외친다. 어
릴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원래 목표였던 행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경쟁 승리가 목표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수단과 목표가 도치된 격이다.
지난주에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되어 상금으로 500억 원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만으로도 기쁨
에 겨워 기절할 지경이겠지만, 냉정히 현실로 돌아오도록 하자. 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겠는
가, 아니면 돈 때문에 억지로 하던 일이기에 당장 때려치우고 마음속에 품고 있던 다른 일을 하겠는
가? 모든 걸 다 때려치우고 여생을 즐기며 살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유자적하며 놀기만
하는 삶이 행복할까? 뭔가 이루어가며 자아를 실현하는 것만큼 성취감을 주는 것도 없다.
과중한 업무가 스트레스라고 말하지만, 실은 선택권 없이 주어진 상황이 만드는 스트레스일 뿐이다.
물론 스스로 선택한 길에도 스트레스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는 성취감이 이를 보상하
고도 남는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떠밀려 살지는 말자. 세월에 질질 끌려가기보다는 차라리 스스로 가
는 길을 선택하자. 진정 원하는 길을 가지 못한 채 경쟁하는 길에 머물러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꿔보
도록 노력하자. 한 번뿐인 인생, 기왕이면 자기만의 길을 가면서 사람다운 삶을 살아보자. 당신은 인
생 항로에서 선장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선원이 되고 싶은가?
진정 원하는 길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자기만의 길이 무조건 행복한 건 아니다. 아무리 자기가 선
택한 길이었다 해도 조앤 롤링 역시 어렵고 힘들게 걸어왔을 것이다. 고민도 많이 하고, 때론 방황도
하면서 이리저리 치이며 비틀비틀 걸어가기도 했을 것이다. 성공하고 나니까 그런 과정들이 미화되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처럼 말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기만의 길을 가려는 건 바로 그 길이 후회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나온 길을
후회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후회하는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패라는 결과 자체보다 다음
과 같이 거기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후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할걸.’ ‘왜 그런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을까.’ 이처럼 후회는 나쁜 결과로 인해
오는 게 아니다. 합리적으로 선택했으나 결과가 나쁠 때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설프게 선택
해 나쁜 결과를 초래했을 때에 크게 후회한다. 자기만의 길 역시 마찬가지다. 주위의 만류와 세상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길을 선택한 이들은 결과가 나쁘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나의 경우에도 명문대를 나와 SK에 입사해 한때 잘나가던 지인들과의 만남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시작이었지만 돌이켜보면 후회가 남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나가던
사람이라도 갑자기 찾아오는 위기를 피해가진 못한다. 자의 반 타의 반 퇴직한 뒤 세상에 끌려 살다
보면,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이나 하며 살았으면 후회는 남지 않았을 거라는 한탄만이 술자리를 맴돈
다.
그런데 잘못된 결과를 손에 쥔 사람만이 후회하는 건 아니다. 의외로 성공한 사람 중에도 후회하는
이들이 많다. 돈과 권력을 쥐어 보니 이게 아니라는 거다. 이들이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인생을 후
회하는 이유 역시 자신만의 길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을 우대하고 승리를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 경쟁에서 이겨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들을 한 방향으로 몰아갔다. 자신
의 선호도나 취향 등 내적인 동기는 무시한 채 외적인 조건으로만 선택을 강요당했다. 그렇게 간 길
에서 정작 결과물을 얻고 보니 자신의 인생에 남은 게 없는 것이다.
이제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 따분한 일상에 뜨거운 열정을 더할 일을 찾아야 한
다. 자기만의 길이야말로 이번 생에 대해 스스로 던진 질문이자 해답이다. 주변에서 정해놓은 길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진정 원하는 길을 떠나보자. 그리고 그 길에 한번 미쳐보자. 결과야 좋든 나쁘든
상관없다. 한평생 후회 없이 산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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