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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하버드 1교시(리처드 J. 라이트 지음)

by 미건주 2020. 6. 4.

하버드 1교시 리처드 J. 라이트 지음 힘찬북스 / 2019년 4월 / 313쪽 / 15,800원

저자 리처드 J. 라이트

 

하버드 대학에서 통계학 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교수 및 학습법, 고등교육 정책을 연구 중이다. 대학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하버드 및 25개 대학 공동 컨소시엄인 하버드 평가 세미나를 창설하고 위원장을 맡아 이 책의 기초가 되는 성공적인 대학 생활에 대한 설문조사와 연구를 시작했다. 하버드 버지니아 앤드 워렌 스톤 상을 수상했다. 미국평가협회의 폴 F.라자스펠스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미국평가협회장, 교육개선기금 이사, 미국회계감사원 국가위원회 위원, 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국립고등교육협회 위원, 미국예술과학협회 위원이다. 현재 브라운 대학, 듀크 대학, 조지타운 대학 및 하버드 공동연구로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돕는 방법에 대한 연구, 동료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와 21세기 인문학공동연구, 고등교육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Summing Up: The Science of Reviewing Research(공저), Planning Research on Higher Education, Judith Singer(공저)와 논문 다수가 있다.

 

역자 장선하

 

성심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그녀는 현재 캐나다에 살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365 매일 읽는 마음 처방전, 성공에 이르는 놀라운 에너지 열정, 세 살부터 평생 가는 내 아이 경제교육, 선택(십 대들을 위한 인성 교과서), 진정한 부(십 대들을 위한 인성 교과서), 윈스턴 처칠, 베로니카 마스, Numbers 1: 죽음을 보는 소녀, Number 3: 최후의 숫자, 이웃집 커플, 킬링 게이트, 뉴트의 마법 가방, 셰익스피어 연극 이야기등 다수가 있다.

 

Short Summary

 

하버드 대학교는 전 세계에서 그 명성을 인정하며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이다. 따라서 그곳에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과 환경을 제공하려는 대학교와 교수들의 노력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활용하여 명문의 이름을 지키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있을 것이다.

한편 대학에 다니는 학부생들이 대학 생활을 만끽하는 그룹과 대학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그룹으로 나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대한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 신입생 자신들뿐만 아니라 대학의 교직원 및 교수진들이 늘 해야 하는 질문이고 고민이다.

이 책은 허버드 대학생 1,600명과 10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왜 누구는 대학 생활을 현명하게 활용하여 성공하고, 왜 누구는 끝내 기회를 놓치고 마는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은 퀴즈와 단기 과제들이 많고 조직적인 수업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강의실 밖에서의 학습, 특히 기숙사에서의 생활과 예술 활동과 같은 과외 활동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그리고 양질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목말라하며, 소규모 수업과 소규모 세미나, 일대일 개인지도에서 최고의 학습 경험을 맛보고, 민족, 지역, 정치, 종교 혹은 경제 등에서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닌 또래 학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또 대학의 학습량을 고려하면 시간 관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례

 

1. 서론

2. 강력한 연계 효과

3. 학생들의 제안

4. 가장 효과적인 강의

5. 훌륭한 멘토링과 조언

6. 변화를 만드는 교수진

7. 캠퍼스 내의 다양성

8. 다름에서 배우기

9. 대학 리더들이 할 수 있는 일

평가 프로젝트

 

참고목록

 

감사의 말

 

내용요약

 

서론

 

이 책에 두 가지 개괄적인 질문에 관해 수년간의 연구조사를 통해 얻은 종합적인 결과를 담았다. 첫째, 최대한 실속 있고 알찬 대학 생활을 하려면 학생들은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둘째, 교수진과 대학의 리더들이 좋은 의도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몇 년간 20여 개 대학과 대학교에 재직하는 60여 명의 교수진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고, 교수진과 학생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 조사를 계속했으며, 이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여기서 얻은 강력한 연구 결과의 대응은 하버드 대학의 교수법과 학습, 조언 방법 및 기숙사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일부 다른 대학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한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강력한 연계 효과

 

일주일은 총 168시간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캠퍼스에서 정규 학생은 일주일에 평균 12~18시간 동안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이처럼 강의실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강의실 밖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런 사실은 매우 중요한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도 강의실 안에서 듣는 수업과 강의실 밖에서 참여하는 과외 활동을 효과적으로 연계시킨 학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가 훨씬 높게 나타나 효과적인 연계 활동의 중요성이 재차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음악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강의실 내 수업 활동이나 과외 자원봉사 활동, 혹은 그 두 가지 모두에 자신의 열정을 통합시킬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았을 때 전반적인 대학 생활에 대해 질적으로 월등히 우수한 만족감을 보였다.

누구나 이렇게 성공적인 연계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학생들은 시작부터 쉽게, 순조롭게 찾았을까? 그런 경우도 있지만 입학하자마자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교수진은 1학년 신입생들에게 강의실 안에서 쌓는 지식과 강의실 밖에서 참여하는 활동을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면, 한층 더 뜻 깊고 소중한 대학 생활을 보낼 수 있다는 선배 학생들의 얘기를 많이 들려주고 있다.

 

의대에 갈까?: 어느 대학에나 학부를 졸업하고 나면 의과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4년 동안 학부 생활을 하면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혹은 정말 의대를 가고 싶기는 한 건지 계속 고민한다. 우리는 그런 학생들에게 건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4학년 학생은 장차 의사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좀 더 확신을 얻고자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카운슬러는 그녀와 상담을 한 후 여름방학 동안 시카고에 있는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인턴십 자리를 주선해주었다.

당시 스무 살이었던 학생은 최저 임금을 조금 웃도는 월급을 받았고, 두 가지 프로그램을 맡아 가을에 그녀가 학교로 돌아간 후에도 프로그램이 변함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여름 방학 동안 적극 활성화시키는 업무를 받았다. 첫 번째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사소한 범죄를 저지른 10대 흡연 청소년들에게 내려지는 처벌 내용을 바꾸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보호 관찰 처분만 내려질 뿐 특별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었기 때문에 처벌을 받은 후에도 그들이나 사회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특정 봉사 활동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램을 고안해서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범법자들은 흡연과 관련된 질병인 폐기종으로 죽어가는 노인들을 위해 직접 장을 봐 가져다주는 등 노인들을 돌보는 봉사 활동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녀는 두 번째로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큰데도 자신의 건강관리에 제대로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심장 수술을 견학하고 그 후에는 심장 질환을 가진 환자들과 만나서 대화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해 적극 실시하였다.

그녀는 이렇게 여름 방학 동안 쌓은 경험이 대학에서의 학업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셈이었다. 그녀는 원래 의대 진학을 목표로 생물학 분야에 집중했었지만, 지금은 공공정책과 공공복지, 환경 과학 분야로 눈을 돌려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강의실 밖에서의 활동이 학업과 통합되는 경험을 통해 그녀는 현실에 새로운 눈을 떴을 뿐 아니라, 자기가 잘하는 것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학생들의 제안

 

학생들이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들려준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대학에서 맞닥뜨린 선택들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다른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던 방법이 대학에서도 통할까? 공부할 게 많은데 학업 외에 다른 활동에 참여할 시간이 있을까? 그런 과외 활동 때문에 학점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면 어떻게 하지, 도움을 구할 데가 있을까? 나와 완전히 다른 성격의 룸메이트를 만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갖가지 질문들과 관련해서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좋건 나쁘건 각자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해주고 싶은 얘기들이 무척 많은 것 같았다.

 

시간 관리: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이 순조로운 학생들도 있는 반면, 많은 문제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을 탐색하기 위해 4곳의 대학교에서 모인 동료 교수들이 2학년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상세한 계획서를 준비했다. 한 그룹은 학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대학에서의 첫 1년을 성공적으로 보낸 학생 그룹이고, 다른 그룹은 힘들게 고전하며 보낸 학생들이었다.

인터뷰 진행자의 목적은 그들이 신입생이었을 당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고, 두 그룹으로 나눈 2학년 학생들에게서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하기를 기대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고 제일 빨리 발견하게 된 첫 번째 차이점이 있었는데, 딱 한 단어에 불과한 그 차이점이 핵심 요인임을 깨달았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오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넘긴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에서는 자연스럽게 등장한 단어였지만, 반대로 어려움을 겪으며 2학년이 된 학생들은 그 단어를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고 심지어 인터뷰 진행자가 유도를 해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 중요한 한 단어는 바로 시간이었다. 1학년을 알차게 보낸 2학년들은 대부분 입학하자마자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시간 관리와 시간 배분에 관해 얘기했고 시간을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대로 힘들게 고전하며 1학년을 넘긴 2학년들은 어떤 방식으로도 시간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와 비교해 엄청난 노력과 준비가 요구되는 대학의 학습량을 고려하면 시간 관리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 과목마다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학습 자료를 마주하고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4학년들에게 신입생들을 위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 물으면 효과적인 시간 관리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는 답변을 자주 듣게 되는데, 나 역시 매우 현명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학업과 기타 과외 활동 균형 잡기: 신입생들이 조언을 구하면 나는 그들의 선배들 얘기를 통해 얻은 조언, 즉 대학 커뮤니티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격려해주며 무엇보다도 수강 과목 외에 한 가지 이상의 과외 활동에 깊이 있게 참여하라고 강조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면 급여를 받는 아르바이트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일 수도 있으며, 운동 팀이나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

 

가장 효과적인 강의

 

매 학기 수강할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학생의 학문적인 경험을 결정짓는 요소이며, 여기서 꾸준히 등장하는 강력하고 긍정적인 두 가지 상관관계가 있었다. 첫째, 한 학생이 수강하는 소규모 수업의 개수와 학생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개인적인 수업 만족도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 0.52로 나타났으며, 이 수치는 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학생이 수강하는 소규모 수업의 개수와 학생의 실제 학점 사이의 상관관계는 0.24였다. 다소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 수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훨씬 효과적이고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학부생들에게 소규모라고 하면 몇 명 정도의 인원을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가장 흔한 대답이 15명 혹은 그 이하였다. 참고로 두 가지 형태의 소규모 수업을 언급하면. 하나는 자습 혹은 읽기 수업으로 교수와 일대일로 이루어지며, 또 다른 하나는 소규모 세미나이다. 대부분의 학부생들에게 개별적인 교수의 지도를 받는 읽기 수업이나 연구 논문 쓰기 수업은 대학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학문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모든 경험은 학습과 참여, 지적인 즐거움을 강화시키는 요소가 된다.

소규모 세미나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여러 주제와 아이디어에 관해 서로 토론하고 논쟁을 벌이기 때문에 지도교수의 역할은 주로 생산적인 토론을 위한 조력자에 가깝다. “때로는 교수님에게 배우는 것에 못지않게 많은 걸 동료 학생들을 통해 배우기도 해요. 네 명의 학생이 투키디데스나 루소, 혹은 존 로크에 대해 각자 서로 다른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과목들은 특히 그런 일이 많죠. 이러한 철학자들이 현대의 입헌 공화국에서 일어나는 서로 다른 법률의 해석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학생들 모두 저마다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학생들은 동료 학부생들에게 두 가지 형태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볼 것을 추천했다.

 

효과적인 과제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떤 과목이 학문적인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고, 그런 과목들은 정확히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나?” 학생들의 답변을 통해 얻은 결과는 놀라웠는데, 교수의 특정한 교수법보다 학생들이 강의실 밖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과제를 수행하는가 하는 부분이 학생들의 참여도와 학습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변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과제물의 설계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특히 강의실 밖에서 4, 혹은 6명 정도의 소규모 그룹을 짜서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함께 모여 공부한 학생들이 가장 큰 효과를 얻었으며, 그들은 모이기 전에 미리 독립적으로 과제를 하고 다 같이 만나서 과제에 관해 토론했다. 이러한 스터디 그룹 토론의 결과 학생들은 수업 내용에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었고 수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게 학습 효과가 높았다.

 

훌륭한 멘토링과 조언

 

훌륭한 조언을 받는 건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이끌어내는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면서도 가장 과소평가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은 뜻밖의 질문을 던지는 특정한 스타일의 조언 방법이 그들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지도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광범위하고 다양한 질문을 하고, 몇 가지 제안을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질적인 1:1 멘토링: 훌륭한 멘토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어떤 종류의 멘토링이 학생들에게 효과를 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학생들이 가장 향상시키고 싶은 첫 번째로 꼽은 것이 글쓰기였다. 그래서 몇몇 인터뷰 진행자와 나는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강의실 안과 밖에서의 경험을 포함해 대학 생활을 되돌아보는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의 학업 향상에 특히 인상적인 영향을 끼친 특별한 활동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특히 그들의 글쓰기 실력 향상에 영향을 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킨 대다수 학생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멘토링이 포함된 일대일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었다. 우리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그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비공식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회들 대부분은 멘토로 참여하는 정규 교수진과 함께 작업하게 되며 간혹 초빙 교수나 기타 연구 전문가들과 작업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여기에는 과학 학부나 캠퍼스 단체에 소속된 초빙 연구가들뿐 아니라 여러 학문 분야를 포함하는 학술 센터에 소속된 전문가들도 포함된다.

그럼 이러한 멘토링 기회들은 어떻게 진행될까? 먼저 학부생이 소정액의 재정 지원을 신청하고 일대일로 연구를 지도해줄 교수를 찾는다. 이런 활동을 통해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몇 가지가 있는데 특히 학생들에게 해당한다. 멘토를 확보하고 성공적인 제안서를 작성한 학생은 교수의 연구 보조로 활동하면서 약간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학생은 약간의 경제적 도움을 받게 되니 마다할 리 없고, 교수는 양측이 모두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참신하고 젊은 학생을 지도하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교수들은 학생 멘토링과 관련해 한 번 정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와 의논하는 자리를 갖는데, 이때 이 과정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되고, 교수들은 학생들이 기억에 남는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어떤 구체적인 단계를 거칠 것인지에 관해 설명한다. 캠퍼스에서 가장 바쁜 교수들과 저명하고 학식이 뛰어난 수석 교수들을 포함해 많은 교수들이 이런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일부 다른 캠퍼스에도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기회가 있으면 학생 누구나 참여해보는 것이 좋다고 굳게 믿는다.

 

변화를 만드는 교수진

 

우리는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특별히 중요한 영향을 받은 특정 교수를 기억할 수 있나요? 학생 자신이나 삶에 대해, 학생을 둘러싼 세상과 학생의 미래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 교수가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교수의 어떤 면 때문에 강력한 영향을 받았는지 얘기해주세요.” 이런 질문을 받은 전체 학생의 89%는 그 자리에서 자기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교수를 떠올렸고 그 교수 덕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렇다면 특정 교수들은 어떤 면에서 학부생들의 기억 속에 특별한 사람으로 남는 것일까?

 

학구적인 아이디어와 학생들의 삶을 연계시키기: 학생들에게 현재 수강 중인 과목들을 평가해달라고 물었을 때 대부분 가장 엄격하고 부담이 큰 과목들을 높은 순위에 올렸다. 그리고 의외로 학생들은 강의스케줄이 빡빡하고 개개인의 생활 및 가치관, 개인적인 경험들을 연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교수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학생이 3학년 때 들은 행정학 세미나에 관해 얘기했다. 어떤 주에 담당 교수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꼼꼼히 읽고 다음 미팅 때 있을 몇 가지 핵심 포인트에 대한 짧은 퀴즈에 대비해오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이 학생은 그 세미나를 수강하는 학생들 사이에 몇 개의 소규모 스터디 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수업 하루 전에 미리 학생들끼리 만나서 주요 자료를 읽고 의견을 교환하며 토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음 세미나 시간에 강의실에 도착한 열다섯 명의 학생들은 짧은 퀴즈를 풀었고, 교수는 퀴즈로 학생들이 과제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의무를 다했으니, 이제부터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자유론에 관해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두 질문은 이랬다.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에서 자신들을 정치적 보수주의자라고 칭하는 사람들을 멍청한당의 일원들이라고 묘사했다. 첫째, 왜 그렇게 말했을까? 그의 추정은 무엇이고 논점은 무엇인가? 그런 말이 나오게 된 맥락은 무엇인가? 둘째, 그 말에 동의하는가, 반대하는가? 밀의 저서나 다른 자료를 바탕으로 해도 좋고, 자기 자신이나 가족, 혹은 커뮤니티에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밀의 주장을 고찰해도 좋다.”

학생은 그 세미나 토론에서 매우 격렬한 내용이 오고 갔으며, 교수가 제기한 질문이 학생들로부터 일부 상충되는 답변을 이끌어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밀의 통찰력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학생들은 오류가 있는 일반화를 만든 밀을 질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학생들은 당시에 밀이 사용한 보수적인이라는 단어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그 말의 의미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생은 그 교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열정적인 호평을 남겼다.

그 훌륭한 한 번의 수업을 통해 우리가 무얼 얻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첫째, 수업 준비를 위해서 밀의 저서를 꼼꼼하게 읽었고, 둘째, 강의 시간에 벌어질 토론에 대비해서 밀의 철학적 논쟁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미리 생각하고 정리해야 했어요. 셋째, 세미나 수업 하루 전에 우리끼리 밖에서 만나 서로 토론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다시 한 번 검토했고, 넷째, 강의실에 모인 나머지 열네 명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경험 그리고 해석을 접할 수 있었어요.

그 날 토론에서 내가 깨달은 통찰력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은 바로 교수님이었어요. 우리들 각자가 실생활에서 보고 느낀 경험 속에서 토론 주제와 밀접한 관점을 뽑아낼 수 있도록 이끌고 격려하셨기 때문에 훨씬 풍요로운 그룹 토론이 이루어졌죠. 무엇보다 내게 가장 큰 의미를 준 부분은 서로 다른 출신 배경 때문에 똑같은 책을 읽고도 해석하는 방법이 아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에요. 학생들의 관심을 수업 내용에 깊이 끌어들이고 동시에 추상적인 개념과 실생활에서 겪었던 경험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는 분명 학생들의 머릿속에 특별한 교수로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강의에서 얻는 깨달음은 순수하게 학구적인 지식을 초월해 우리 의식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니까요.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요점이 하나 더 있어요.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서로를 통해서도 배운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 학생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다양성을 강의시간에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교수님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다양성을 활용하는 데 학문적인 읽기 과제와 실생활 속에서 각자 경험했던 일들을 관련지어 생각하도록 격려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그렇게 하면 때로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는 이론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도가 훨씬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그런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준 교수님은 모든 학생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게 틀림없죠.”

 

캠퍼스 내의 다양성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느낀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친구들이 내게 물으면 대답은 간단하다. 누구나 5분만 돌아다녀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인데, 변화는 바로 학생들이다. 과거의 대학 캠퍼스에 비해 그들이 누구고, 어떻게 생겼고,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등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 자체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으며, 이를 두고 종종 새로운 학생 다양성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런 현상 덕분에 학생들 각자 고유한 출신 배경에서 생기는 다양성을 캠퍼스에 선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다양성은 인종, 민족, 정치, 지리, 경제적인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상적인 환경: 학생들은 자기와 다른 출신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부터 뭔가 배울 수 있는 분위기가 따로 있다고 강조하며 대학이나 대학교, 특히 학생들을 선별 입학시키는 학교 측에서 그런 특정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각자의 출신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나 특정한 목적과 기대감, 포부를 안고 대학에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학생들은 말했다.

여러모로 자기와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때 일어날 수 있는 학습 효과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에서 발견한 핵심은 대학이 다른 환경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 모두가 특정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고, 그래서 출신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는 가치관 중 하나는 교수들의 강의를 통해서만 지식을 얻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끼리 교류하는 경험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학에서 같이 생활하고, 같이 수업 준비를 하고, 같이 수업 중 토론에 참여하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즐기는 과정에서 서로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도 잘 알고 있다.

 

다름에서 배우기

 

민족적, 인종적 다양성이라는 주제가 어느 대학에서나 격론의 여지가 많은 정치적인 주제이다 보니 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는 동안 이 주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미리 생각해 두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부모님이 미국 대학이나 대학교를 졸업했다 해도 지금의 대학 분위기는 그때와 사뭇 다를 것이다. 단순히 수업 과목의 내용뿐만 아니라 캠퍼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때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출신 배경을 막론하고 모든 학생이 이렇게 새로운 환경의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고, 일하며 대학 생활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내가 설명하는 조사 결과들은 모두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들로 대학에서 다양한 출신 배경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학문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향상을 꾀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캠퍼스 내의 다양성이 강의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습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학생들 간의 교류가 단순히 어떤 소그룹 하나뿐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많은 사람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부분의 교류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그와 반대의 경우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들려준 사례의 2/3 정도는 눈에 띄게 긍정적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다른 인종 및 민족 출신의 동료 학생들 덕분에 학구적으로 학습 효과가 높았던 토론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었고, 또 다른 학생들은 대인 관계가 성숙해지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거북했던 만남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준 학생들도 있었다.

이러한 결과 중에 몇 가지 뜻밖의 내용도 있었는데, 다양성이 갖는 교육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학문적인 성장과 개인적인 성장에 영향을 준 복합적인 상황들에 관한 경험담을 쏟아내는 학생들이 그렇게 많을 줄 미처 몰랐고, 학생들이 특히 무엇보다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일들이 주로 강의실 밖에서 그리고 생활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종교 생활과 종교적인 다양성이 많은 학부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짐작 못 한 부분이었다.

 

같이 생활하며 배우기: 서로 다른 민족적, 인종적 배경과 관련된 학습에 관한 질문을 준비할 때 나는 대부분의 학구적인학습은 강의실에서 이루어지고, 가장 개인적인학습은 강의실 밖에서의 교류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결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학생 인터뷰 진행자들은 내게 인터뷰를 하다 보면 그런 예상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예측했는데, 정확히 그들 말대로 됐다. 학습은 그렇게 이분법적인 방법으로 나누어지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이처럼 강의실 안과 밖에서의 학습이 서로 교차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자기와 민족적, 인종적 출신 배경이 다른 동료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훨씬 더 강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인종 혹은 민족적 배경에 따라 학생들을 분리하는 대신 서로 다른 출신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그들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온 계기가 된 교류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학생 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은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여덟 명이 한 조가 되었어요. 남학생 여덟 명이요. 그중 넷은 백인이고 한 명은 흑인, 나머지 셋은 아시안이었죠. 작년 10월 어느 날이었는데 한 아시안 친구가 물었어요. “11월 선거 때 너희는 어떻게 투표해? 고향에 가서 하는 거야, 아니면 부재자 투표로 해?” 비아시안인 우리 다섯 명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대답했어요. 솔직히 우리 중 몇 명은 투표할 생각도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아시안 친구들이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우리에게 아웅 산 수지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었어요. 우리 중 두 명은 그녀가 버마 여성이고 자택에 감금되어 있고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었죠.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의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천안문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 체포된 왕단을 아는지 물었어요. 그리고 이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고 그들이 투표할 권리를 위해 어떤 위험까지 감수했는지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우리는 그런 권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해의 투표권을 포기할 생각까지 할 수 있느냐고 몰아붙였어요. 그 친구들의 얘기는 순식간에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우리의 입장을 바꾸어놓았지요. 우리 다섯 명은 그날 오후에 나가서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고, 다섯 명 모두 투표를 마쳤어요. 지금 와서 그날 오후의 일을 생각해보면 별일 아니었던 것도 같지만 내게 큰 영향을 준 것만은 확실해요. 앞으로 평생 어떤 선거에도 빠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학습과 행동변화가 일어나려면 학생들은 반드시 서로 섞이고 어울리고 교류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공동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서로 다른 출신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작업하는 것이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강의실에서 함께 수업을 받으며 만나고, 종종 강의실 밖에서 덜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날 필요가 있다.

 

대학의 리더들이 할 수 있는 일

 

우리는 매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캠퍼스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학장이나 대학의 운영진에게 정책적으로 건의할 내용이 있는지 학생들에게 물었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여러 제안들을 술술 풀어놓았다. 일부 학생들은 그런 아이디어들을 제안하면서 신입생 때는 생각하지 못했을 내용이라고 자발적으로 덧붙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학장에게 건의사항을 제안하는 건 천천히 개발되는 취향인 모양이다.

 

포용정책: 출신 배경도 다르고 인종도, 민족도 각기 다른 다양한 학생들이 서로에게서 뭔가 배우려면, 반드시 서로 간에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캠퍼스의 규범이 우선적으로 인종이나 민족성에 따른 모임 결성을 격려하는 성향을 띠면, 그런 단체 간에 상호작용이 더욱 어려워진다. 하버드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와 비교해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두드러진 차이로 꼽은 하버드의 특성은 캠퍼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누구에게나 차별을 두지 않고 활짝 열려있어야 한다는 폭넓은 포용성을 강조하는 측면이었다. 학생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첫째,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에 그런 아이디어의 바탕 위에 그들의 사고 체계도 발전했다고 털어놓았다.

두 번째 이유는 그런 정책이 특정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포용정책은 캠퍼스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신입생들이 각자의 시간을 어떻게 배정하느냐에 영향을 주며, 더불어 캠퍼스 전체에 적용되는 포용정책은 학생들이 계획에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이끌어주기도 한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한 3학년 학생은 그런 계획에 없던 행동들이 포용성을 강조하는 정책의 외부효과라고 표현했다.

포용정책의 결과는 진부한 얘기를 초월해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의 확실한 증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하버드 힐렐에 소속된 학생들로부터 힐렐 드라마 협회(Hillel Drama Society)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생 중에도 유대인이 아닌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한 쿰바 싱어스(Kuumba Singers)를 이끄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리더 중 한 명으로부터 학부생은 인종을 막론하고 누구나 가입을 환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리칸 아메리칸 학생들이 기쁨과 즐거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축제인 쿰바 싱어스의 공연을 관람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이 행사가 흑인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학생 모두를 위한 캠퍼스 행사라고 느낄 수 있다.

 

학생 단체의 리더들: 서로 다른 출신 배경을 지닌 학생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서 뭔가 배우기 위해서 학생들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동료 학생들, 특히 학생 리더들에게는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아이디어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캠퍼스의 다양성을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민족 단체 및 인종 단체들과 그 리더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학생 각자가 대학 생활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민족 및 인종 단체> 학생들은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단체들이 대학 생활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방법을 나열했다. 내가 인터뷰한 4학년 학생 120명 중의 91명은 이런 단체들이 이미 캠퍼스에서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단체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으로 학생들은 행사 후원을 꼽았다. 강사를 캠퍼스로 초빙하는 학구적인 행사일 수도 있고, 일련의 강사들을 초빙해 시리즈로 이어가는 좀 더 장기적인 행사일 수도 있으며, 사교 행사일 수도 있다. 많은 학생은 행사의 종류를 막론하고 학생 단체의 리더들이 문화 행사를 기획, 후원, 또는 운영하는 것이 비단 그 단체의 구성원들뿐 아니라 캠퍼스 전체에 주요한 공헌을 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단체가 그런 행사들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와 배경, 특별한 관심사와 풍습을 기념하는 동시에 더 광범위한 캠퍼스 커뮤니티와 공유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특히 여러 단체들이 행사를 공동 후원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런 공동 후원 행사가 꽤 많아졌는데, 학생들은 출신 배경과 인종, 혹은 종교가 서로 다른 학생들이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의 태도 정하기> 캠퍼스에 존재하는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성격을 띤 단체들의 역할과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선의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잠재적인 갈등에 대해 지적한 학생들이 꽤 있었다. 예를 들어 한 1학년 여학생은 인터뷰 진행자 슈-링 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이 어떤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하기보다 그룹으로 나누고 분리하려고 드는 사람들을 보면 심기가 불편해져요.” 또 다른 학생은 단체 회원의식에 대한 우려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난 사람들이 내가 하는 모든 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길 바라요. 나와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모든 사람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곳이라면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학부생들은 또 캠퍼스의 민족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개인적인 진실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그런 단체의 성격상 주로 비슷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한 개인은 일종의 집단사고에 삼켜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다행히 많은 학생이 이러한 잠재적인 문제점을 잘 의식하고 있었고, 각 학생 단체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생각들이 표출될 수 있도록 활발하게, 열정적으로,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동료 학생들에게 대학에 있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들은 대학에서 보내는 몇 년의 시간이 캠퍼스 환경이 아니라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사귈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한 코리안 아메리칸 여학생이 같은 도시 출신인 아프리칸 아메리칸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기쁘고 즐거웠다는 경험담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두 학생의 말대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그 두 인종 사이에 긴장감이 존재하고 썩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말은 어떤 태도와 어떤 견해를 안고 대학에 들어올 것인지는 학생들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 리더들은 동료 학생들에게, 특히 매년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들에게 인생에 한 번뿐인 소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일깨워줄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 나는 학생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 사이에 공통 기반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기대가 활기차게 살아있다고 낙관한다. 나 또한 우리 학교 학생들을 적극 격려할 것이며 다른 많은 캠퍼스에 있는 학생들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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