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정철상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코치로,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출연했으며, 연간 200여 회의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 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커리어노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 불리고 있다.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교수로 활동하며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진로 방향을 제시하여 언론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 Short Summary
진로가 불투명한 학생들이 넘쳐난다. 대학 졸업생이 이럴진대 중고생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부모도 교사도 진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장인도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며 진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은 진로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다.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 도대체 왜 진로를 준비하지 않는 것일까? 이는 우리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와 더불어 학교제도 자체가 미비한 측면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학교 교과과정이나 수능 중심의 교육제도, 부실한 대학제도 등의 이유 때문에 구조적으로 교육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곧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청년으로서는 문제가 개선되기만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로 인해 대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채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이런 현실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이만저만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청년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취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이전처럼 한두 개의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직업 다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장년 역시 진로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른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노래나 게임, TV 시청이나 SNS 활동, 쇼핑, 음주가무 등에는 많은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투자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들이 진로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 것은 대개 즉각적인 만족이나 즐거움 또는 결과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진로라는 것은 준비해도 당장에 결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진로 문제는 대개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누적되어 있다가 곪아 터지는 경우가 많다. 취업 문턱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다든지, 재정적 문제에 봉착한다든지,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겨 도저히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곤 한다. 그럴 때야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된다. 진로 문제는 대개 자신에 대한 탐색이 부족했다든지, 뚜렷한 삶의 목적을 수립하지 못했다든지, 삶의 자세와 태도가 흐트러졌다든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든지, 지나치게 욕심을 부렸다든지 등의 요인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의 당면한 문제를 미루거나 회피한다.
만일 안일한 태도 때문에 진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해법은 간단하다. 일단 나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잘못되었다고 느낀 시점부터라도 다시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 심지어 누군가를 비난하고 무위도식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그러니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그러다 삶의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면 먼저 그 원인이 무엇인지 헤아려보고 기본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한 시점이 오래되었을수록 해결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시간을 낭비한 죄가 있다면 대가를 치르면 된다. 남은 삶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사용해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나가겠다는 결단을 내린다면 불운해 보이는 운명조차 뛰어넘을 수 있다. 만약 이런 개인이 늘어난다면 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이 시기에 국가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진로에 힘을 써야 하는 이유다.
사실은 나 역시 그 누구보다 많은 직업적 혼란과 갈등 속에서 살아온 루저였다. 그런 내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끔은 나조차도 놀라곤 한다. 하지만 평범한 내가 그렇게 모자란 재능을 극복하며 살아 왔기에 직업적으로 다변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청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나 스스로 익힌 배움을 이 책에 담았다. 딱딱한 이론이나 단순한 취업스킬 전달보다는 어떻게 인생을 계획하고 준비해나가야 하는지,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진로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제시함으로써 진로의식을 일깨우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끊임없이 도전해나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인재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청년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차례
머리말_ 어쩌다 어른이 된 한국인들에게 종합적인 진로 처방이 필요한 이유
1강 ‘행복’은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 있다
2강 ‘가슴 뛰는 비전’이 성공을 이끈다
3강 ‘자존감’을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
4강 ‘비즈니스 마인드’가 프로페셔널리스트를 만든다
5강 ‘커리어 포트폴리오’로 체계적인 진로설계하기
6강 자신만의 고유한 ‘핵심강점’으로 승부하기
7강 ‘직업창조 전략’으로 직업선택 뛰어넘기
8강 ‘효율적인 시간관리’로 목표달성하기
9강 ‘미래명함’으로 미래 디자인하기
맺음말_ 진로선택의 갈림길에 선 청춘에게
▣ 내용요약
‘가슴 뛰는 비전’이 성공을 이끈다
내 삶을 가슴 뛰게 만드는 비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켄 블랜차드는 자신의 저서 『비전으로 가슴을 뛰게 하라』에서 ‘비전은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이 그 여정을 인도할지 아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비전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정체성’,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방향성’, 그리고 무엇이 자기 삶의 여정을 인도할지를 아는 ‘동기부여’를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사람은 무엇으로부터 동기를 부여받는가?: ‘자신이 무엇으로부터 동기를 부여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언제 자발적으로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동기부여 원천을 찾아야 근본적으로 자신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만일 당신이 리더라면 다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그들의 동기부여 요소를 알아야 한다.
동기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고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심리적 작용이나 원리를 뜻한다. 동기에는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가 있다. 내재적 동기란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적인 요인들에 의해서 유발되는 동기를 뜻한다. 내재적 동기를 통해 어떤 행동의 과정이나 결과에 스스로 기쁨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만약 내재적 동기화가 완료된 학생이라면 학습활동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한다. 이를 직장인에 대입한다면 월급이나 조건을 떠나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욕구 및 기쁨이나 즐거움 등을 내재적 동기라고 본다. 이에 반해 외재적 동기는 대개 외적인 요인으로 유발되는 것들이다.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거나, 성적이 오른다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면, 선물이나 보상 등을 받는 식이 외재적 동기이다. 직장인이라면 월급이나 인센티브 또는 승진과 같은 보상이 주어질 때 움직이는 동기를 말한다.
어느 정도의 외재적 동기가 동기를 고취하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내재적 동기를 고취하지 않고는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자신의 내재적 동기를 자극해 행동을 유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동기유발을 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내재적 동기를 추구해 나가려는 자발적인 행동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재적 동기 중에서도 가장 큰 촉발 요인은 뚜렷한 사명이다. 즉, 자신을 가슴 뛰게 만드는 큰 꿈을 찾아야 한다. 비록 작고 소박한 꿈이라도 순수하다면 그것만으로도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내 가슴부터 뛰게 만들자.
‘자존감’을 높여야 성공할 수 있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 직업적 성공을 위한 단 하나의 비밀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을 통해 구직 준비도 검사를 한 후에 그 결과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자존감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대학 졸업 당시를 돌이켜보면 나는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검사 결과 자기효능감 점수가 100점 만점에 6점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어느 정도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평가하는 항목이다. 젊은 날의 나는 스스로 능력이 없음을 너무도 가혹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반면에 ‘자아존중감’ 점수는 100점 만점에 무려 95점이 나왔다.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라는 측면의 자존감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점에 있었던 셈이다. 결국 내가 직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밀이 있었다면 바로 ‘자존감’이 아니었을까.
예를 들어 요리를 많이 해보지 못한 신혼 주부가 전복죽에 도전한다고 하자. 이때 전복죽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신선한 재료나 레시피 또는 장식이 중요할까? 혹은 배우자의 입맛이 중요할까? 아니면 신혼이니 ‘사랑’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것일까? 분명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나는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물론 처음으로 도전하는 요리라면 걱정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처음 만드는 요리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요리에 임해야만 잘 만들 수 있다. 대개 처음 만드는 요리라면 인터넷이나 요리책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 만들 것이다. 이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잘 따라 하기만 하면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요리라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요리를 시작한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요리인데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부터 한다. 이처럼 근심과 걱정이 계속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힘들다.
비단 요리뿐이 아니다. 문서작성, 관리, 경영, 영업, 마케팅, 브랜딩, 글쓰기, 스피치 더 나아가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냥 아무렇게나 임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잘해낼 수 있다’는 마인드로 도전해보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은 학벌, 학력, 경력, 외국어 자격증, 해외연수, 공모전 등의 스펙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은 불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억하라. 취업에서 가장 중요 요인은 단연코 자존감이다. 더 나아가 ‘자존감’은 직업적 성공을 넘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핵심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아무리 보잘것없다고 생각되는 직업이라도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장인(匠人)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잘나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만 성공한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어떠한 직업을 갖든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 자존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프로페셔널리스트를 만든다
프로에게 배우는 프로페셔널 마인드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만족감이 서로 다른 이유는 뭘까? 똑같은 직업이나 직장 또는 학교나 전공을 가지고도 왜 누구는 만족하고, 왜 누구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정철상 씨가 펴낸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에 보면 택시 운전도 프로답게 하는 기사 이야기가 나온다.
▲ 외국인에게 방명록 받는 택시 기사
택시를 타다 보면 기본요금 거리여서 여러 명이 우르르 타기가 민망할 때가 있다. 한번은 내가 “아저씨 가까운 거리예요. 바로 요 앞인데 사람이 4명이나 되는데 괜찮을까요?” 하며 택시를 타기 전에 양해를 구했다. 이런 경우 대개는 싫은 내색이라도 비치기 마련인데 이 기사분은 “물론입니다. 승객이 원한다면 어디든 갑니다. 짧은 거리면 뭐 어떻습니까.” 하며 흔쾌히 응답했다. 이에 나는 “아저씨는 정말 즐겁게 일하시는군요.”라고 말하며 택시에 올랐다. 그러자 “아저씨는 왜 즐겁지 않겠습니까. 저는 즐겁기만 한걸요.”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낡은 방명록을 꺼내 자랑했다. 택시를 탄 승객에게 요청한 방명록이란다. 아저씨는 외국인에게 한국을 방문해주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사인을 받아둔다고 설명했다. 방명록 노트를 들춰보니 외국인의 서명이 수없이 적혀있다. 그러고 나서 살펴보니 차의 실내도 좀 다르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꽃도 한 송이 걸어뒀다. 택시 안에는 천연방향제 모과까지 놓여 있었다. 시트도 남달랐다. 이런 정성 탓인지 친절한 기사로 관광공사 포상도 받고, 시장 표창도 받았으며, 일본 MK 택시 연수까지 다녀왔다면서 프로필이 담긴 멋진 명함까지 건네준다.
아저씨와 택시 내부와 사진을 찍어도 괜찮을지 묻자 흔쾌히 허락했다. 몇 컷을 찍어서 기사분과의 만남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아저씨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듯 입 주위에 커다란 혹이 붙어 있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하는 기사분에게서 소소한 행복의 모습을 보았다.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는 짧은 구간임에도 짜증내고 투덜대는 택시기사들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왜 다들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외면하고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채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나 자신도 반성했다.
한번은 내가 블로그에 올린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봤다며 이 기사분의 연락처를 알고 싶다는 사람이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의 회사에 외국 바이어가 오는데 이 기사분이 운전하는 택시로 바이어 분을 모셔서 시내 구경도 시켜드리면 자신들의 정성을 특별하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이후에 몇 군데 언론에서 아저씨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요청까지 왔는데 방송 출연도 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역시 어디 가나 프로는 사랑받기 마련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하게 자기 몫을 다해 나가는 프로페셔널 마인드가 필요하다.
‘커리어 포트폴리오’로 체계적인 진로설계하기
진로설계, 어떻게 계획해야 하나?
▲ 불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게 되는 이유는 잘못된 진로설계 탓: 직업선택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현명하게 해결하려면 진로설계가 있어야 한다. ‘진로설계(career design)’란 한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을 분석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기분석에 따라 재능과 흥미, 강점을 발견하고 지식, 경험, 역량 등을 갖추는 과정을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비전과 올바른 가치관과 직업관을 수립해, 행복한 삶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계획하는 활동이다. 여기서 문제는 사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후 자신의 형편에 맞춰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중 전공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학생이 52%이고, 전공에 만족한다는 학생은 17%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불만족 수치가 높다 보니 직업 역시 불만족스러운 선택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등의 질문을 통해 내면을 분석하고, 외적인 역량도 분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한 가지 직업만 염두에 두기보다는 가능한 서너 가지 정도의 예비 직업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융통성 없이 한 가지 직업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많은 직업을 모두 가지고 싶다는 지나친 낙관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몇 가지 직업으로 선택을 좁혀야만 거기에 따라 필요한 공부에 집중하고 희망하는 직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이나 역량도 쌓아나갈 수 있다. 이런 자기분석에 따라 ‘재능과 흥미와 강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말은 재능과 흥미와 강점은 타고난 것이라는 뜻이다. 타고난 부분을 찾아내야만 대가의 반열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타고난 부분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지식ㆍ경험ㆍ역량’ 등을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전문가의 반열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리하자면 궁극적으로 단순히 취업을 뛰어넘어 인생의 비전과 올바른 가치관과 직업관을 수립해 행복한 삶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도록 계획하는 이 모든 활동을 진로설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진로설계는 빠를수록 좋다. 조건 없는 학습과 경험이 아니라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진로를 준비해나가면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과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취업은 대다수 대학생들에게 피할 수 없는 당면한 과제가 되었다.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부모나 교수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취업 책임을 오롯이 학생에게만 떠넘길 수는 없다. 교육제도나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측면에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외부환경이 유리하지 못하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진로선택과 결정이 각자의 책임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책임 있는 자세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설 힘이 되기 때문이다.
덴마크 진로교육의 3가지 핵심질문
우리나라의 교사나 학부모나 학생들 모두 어떤 대학을 갈 수 있을지에 초점이 쏠린 것이 한국의 진로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대학 졸업장이 인생을 결정한다고까지 강조하는 기성세대들도 많다. 그래서 진로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로는 직업을 찾는 과정도 포함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덴마크의 진로교육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이들의 핵심 질문은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 어떤 직업을 찾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이 되기까지 일관되게 다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둘째,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셋째,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덴마크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탐색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한다. 학생들에게 수업 현장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자기탐색 환경을 조성해준 덕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대학을 나오고 직장에 다니면서 그제야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인생에서 원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심리학자 프리츠 펄스는 자신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삶을 혼란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욕구를 모르다 보니 어디를 가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삶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사실 개인의 욕구와 욕망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의 욕구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비칠 본인의 모습에만 치중하여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덴마크에서는 남의 눈치만 보며 스스로의 욕구를 무시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즉,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되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학생들에게 강점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모르면 찾으면 되니 그렇게라도 대답하면 그나마 양반이다. 따라서 ‘자신에겐 강점 같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이 걱정이다. 천편일률적인 한국의 학교제도 아래에서는 다양한 재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기에 더더욱 자신의 개성과 강점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강점보다는 정해진 교과목에만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덴마크 진로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일에서 성과를 내는지 찾아낼 수 있게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졸업 직전에 고민하는 한국의 청년들과 비교해 충분히 고민해본 덴마크 학생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진로현실은 어떤가. 그야말로 ‘스펙’이라는 말이 난무한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스펙을 준비한다고 하니 눈물이 나올 정도다.
자신만의 고유한 ‘핵심강점’으로 승부하기
강점을 발휘하기 위한 5가지 태도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강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가진 강점을 드러내는 데 필요한 올바른 자세나 태도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과소평가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풍토가 있어서 더더욱 그런 측면이 많다. 학생들을 상담하면 많이 토로하는 고민거리 중 하나가 “교수님, 저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다. 눈을 씻고 봐도 자신에게는 강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점이라는 것은 천재들만이 가질 만한 수준의 비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 잘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강점이다. 굳이 뛰어난 사람들과 자신의 능력을 비교할 필요는 없다. 물론 특출한 재능이 있으면 좋겠지만 작은 재능이라도 갈고닦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다른 사람이나 외부의 평가로부터 위축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재능 있는 사람이라도 위축되어 자신을 과소평가하다 보면 강점을 제대로 펼쳐나갈 수 없다. 위축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과소평가하기 시작하면 내 안의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둘째, 편협한 사고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편견도 학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어문계열 전공이니까 어학능력을 바탕으로 취업해야 지’하는 식이다. 즉, ‘무엇은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사고의 틀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방대로는 어차피 좋은 직장에 못 들어간다’, ‘학벌이 좋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틀에 맞춘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린다. 이런 식으로 틀에 갇혀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려는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강점을 찾고 싶다면 경직된 사고의 틀을 깨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어떤 일이든 직접 부닥쳐본다. 직접 부닥쳐보지 않고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수 있는 평범한 20대 청년이 공작기계를 잘 다룰 수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씨앤씨뱅크의 배종외 대표는 젊은 날 선반가공분야 기능공으로 공작기계 전문업체에 입사했다고 한다. 공작기계에 대해 잘 몰랐지만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았기에 무작정 부닥쳐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30여 년간 도전한 끝에 컴퓨터 응용가공 직종에서 2017년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되었다. 극단 맥의 이정남 대표는 대학입시에서 계속 낙방하다가 삼수생 때 우연히 인형극 줄당기기 아르바이트를 접하게 되었다. 그 작은 인연을 놓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한 후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 급기야 최고의 연극단을 운영하는 대표가 되었다. 부닥쳐보지 않고 어떻게 자신에게 영업력이 있는지, 요리에 재능이 있는지, 자동차 설계능력이 있는지 알 수 있겠는가. 어릴 때부터 어떤 일이든 다양하게 부닥쳐봐야 한다. 그러다가 뜻하지 않게 자신이 강점을 지닌 분야를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고민하지만 정작 고민보다 더 중요하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조차 하다 보면 흥미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강점을 찾고 싶다면 좋든 싫든 일단 부닥쳐보자.
넷째, 한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사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렇게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모두 성공하지는 못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능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재능보다는 오랜 시간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강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일은 오랜 경험이 축적될수록 실력이 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하나를 집요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분야라도 집요하게 파고들면 그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다. 강점을 찾고 싶다면 적어도 10년은 집요하게 파고들겠다는 각오를 다져보자. 아니, 10년도 부족하다. 20~30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것도 그냥 세월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강점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다섯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익혀본다. 특강에 들어갈 때 내가 학생들에게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여러분, 수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러면 학생들은 ‘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호흡을 잘해야 한다’, ‘몸에 힘을 빼야 한다’ 등의 대답을 내놓는다. 이렇듯 사람들은 수영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지식과 이론만으로 수영을 잘할 수 있을까? 물론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진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이론만으로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마련이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익혀야 진정으로 수영을 할 수 있다. 배움을 구할 때는 머리로 배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상대의 훈수가 이해되지 않더라도 몸으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해보며 반복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생의 성공방정식은 간단하다. 그저 행동하면 된다. 한번 행동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하고 또 행하는 것이다. 머리로 배우려 하지 말고 온몸으로 직접 체득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직업창조 전략’으로 직업선택 뛰어넘기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는 5가지 방법
‘창직(Job Creation)’이란 직업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 고유의 재능과 적성, 흥미, 지식, 경험, 전공, 역량, 재능, 가치, 취미, 트렌드, 환경 등을 활용해 기존의 직업을 변형하거나 새로운 직업이나 직무를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창직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세분화, 융합화, 가치화, 산업화, 유희화 전략 등을 들 수 있다.
▲ 세분화: 세분화란 하나의 직업을 여러 갈래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기존 직업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틈새 직업을 찾아내 특화하거나 전문화해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세분화된 틈새를 파고들어 전문화해 니치의 니치, 그러니까 초니치 마켓을 선점하는 것이다. 한 분야의 장인들, 그러니까 옥 하나만 파고든 옥 보석 전문세공사라든지, 의학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학전문 기자라든지, 페이스북 전문마케터라든지, 종로구 지역여행가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없었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정마다 개인용 PC가 보급됐고 프로그래머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 후에 인터넷이 발달하면서부터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변화가 일어났다. 단순 컴퓨터 프로그래머에서 윈도우 프로그래머, 자바 프로그래머, 리눅스 프로그래머 등으로 직업이 세분화되며 확대됐다. 더 나아가서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네트워크 관리자, IT 컨설턴트 등의 새로운 직업이 계속 생겨났다. 웹에 이어 휴대전화가 발달하자 새로운 IT 프로그래머들이 등장했고, 스마트폰이 나오자 앱 개발자 등의 새로운 프로그래머와 관련 직업들이 속속 나타났다. 그렇게 전문화된 신생 직업이 속출하면서 해당 분야는 계속 확대됐다. 동시에 과거의 오래된 기술만 가지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흡수되거나 통합되고 대부분 사라졌다.
위의 예를 참고로 직업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기존 직업인과는 달라야 한다. 당신이 희망하는 분야를 이미 선점한 전문가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취업뿐 아니라 경력 성장이 좌우된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까 디자이너가 되겠다, 강사가 되겠다, 마케터가 되겠다고 뭉뚱그려 말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 의류 디자이너가 되겠다, 이공계 여대생 전문강사가 되겠다, 페이스북을 활용한 마케터가 되겠다는 식으로 초점을 세분화해야만 한다.
▲ 융합화: 융합화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역량을 다른 분야의 직업과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다. 요즘은 서로 다른 산업 간, 서비스 간의 융합이 대세다. 이런 시대적 트렌드가 직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직업을 어떻게 융합해야 할까. 태권도 사범과 미술학도로서의 길을 놓고 갈등하던 청년이 있었다. 나는 그 청년에게 왜 굳이 두 길을 따로 보느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두 길을 융합해서 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자기 그림으로 도장을 미술관처럼 꾸밀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더 나아가 태권도 수업과 미술치료 수업 등을 병행한다거나 아니면 야간에는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현재 그는 평일에는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주말에는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10년 이내에 자신만의 도장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직업에 자신의 흥미나 관심사, 새로운 산업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실제로도 이런 융합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직 업 분야에서도 융합화를 잘해내면 똑같은 직업을 가지더라도 기존 직업인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끌어낼 수 있다. 자신의 꿈, 장점, 흥미, 적성, 전공, 재능, 능력, 취미, 지식, 기술, 태도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부디 어떤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 진로의 방향은 하나뿐이라는 생각의 오류를 범하지 말자.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 가치화: ‘가치화’는 새로운 직업창조를 위해 자기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실에 함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더 나은 직업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많은 직장인이 ‘내가 이 일을 꼭 해야 하는가? 무언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고민한다. 그러다 어느 날 홧김에 사표를 던지곤 한다. 명확한 목표나 비전이 없이 사표를 쓸 경우 이후 다른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예전과 똑같이 고민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사표를 쓰더라도 계획을 세우고 목적을 가지고 사표를 내는 사람은 다르다. 의미공학 연구소의 유재천 대표가 그렇다. 그는 대기업을 다니다 어느 날 사표를 냈다. 그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변화를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있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사표를 쓰고 나와서도 두 개의 커피숍을 운영하고 의미공학 연구소도 설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석사학위도 취득하고 두 권의 책도 집필하면서 방송과 강연활동까지 하며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직업 가치화의 대표적인 모델로 한비야 씨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홍보회사 직원에서 세계여행가로, 오지탐험가에서 긴급구호활동가로, 또 베스트셀러 저자로 활동하며 더 나은 가치를 따라 새로운 삶을 모색해왔다.
물론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대중적 인물만 가치화의 모델이 되는 건 아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실제로 자기 일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야만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타인의 인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기 인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산업화: ‘산업화’는 산업이 발달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기존 직업이 사라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직업창조 전략이다. 즉,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에서 시대적인 요구나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새롭게 생성되는 직업군을 찾는 방법이다. 시대적 요구와 산업 기술의 흐름을 읽으면서 어떤 직업이 생성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가지 예를 살펴보자. 쓰레기 처리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중요성이 언급되었으나 그것의 활용성에 대해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는 단순히 폐품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디자인과 유용성을 가미한 매력적인 상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리자인[리사이클(recycle)과 디자인(design)의 합성어]’ 분야의 선두주자로 미국의 싱크대 생산 기업 베트라조(Vetrazzo)를 들 수 있다. 이전까지 깨진 유리조각이나 유리병들은 세정과 소독과정을 거쳐 재활용되곤 했다. 하지만 재사용을 위해 유리를 녹이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에너지 소모가 많아 자연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문제였다. 문제점은 알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었기에 대다수의 재활용 업체가 이 점을 쉽게 간과해왔고, 한동안 이런 식의 재활용 방식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런데 베트라조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재활용 제품을 개발했다. 베트라조는 유리병이나 폐유리를 녹이는 대신 아주 잘게 부순 다음, 시멘트 등을 적절히 배합해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시켰다. 그 덕분에 싱크대는 천연 대리석만큼이나 단단해졌고,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을 ‘리자이너’라 부른다. 단순 재활용 제품을 뛰어넘어 최대한 자연에 유해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적 감각을 살린 제품을 만드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되지 않았다. 깨진 유리병을 단순 쓰레기 취급하며 분리수거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니, 앞으로 이와 관련된 사업이나 관련 직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3D프린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못 만드는 게 거의 없을 정도다. 가구나 자동차, 심지어 주택이나 인체의 일부 기관까지도 만들어낼 정도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신생 직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외 다른 분야에서도 산업의 흐름과 발전에 따라 새로운 직업들이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도시 재생은 개조가 답이라고 말하는 건축가 이정훈 씨,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버섯 재배 키트를 통해 자연(흙)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꼬마농부’ 이현수 대표는 그러한 사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산업의 흐름과 미래 트렌드까지 읽어내면 자기만의 직업을 독창적으로 창조해나갈 수 있다.
▲ 유희화: 엄밀히 말해 ‘유희화’는 직업을 창조하는 전략은 아니다. 기존 일을 하되 그 직업을 즐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똑같은 일이라도 누구보다 즐겁게 임한다면 새로운 직업만큼이나 창조적이고 새로운 직업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창직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제는 단순히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까지 선사해야 한다. 이것이 요즘 기업들의 당면 과제다.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대표적 기업이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이 항공사는 일차적으로 모든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그것을 토대로 직원들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도록 했다. 이 회사의 직원 채용의 절대적 조건이자 강조하는 역량 중 하나가 ‘유머’다. 재미가 없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 이 항공사 직원들의 유머 중에서 다음 유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비행기에서 내리실 때는 가지고 타신 모든 물건을 챙기셨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남겨진 물건은 승무원들이 공평하게 나눠 가지게 됩니다. 다른 물건은 놓고 가셔도 좋으나, 제발 아이들과 배우자를 놓고 가지는 마세요.”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멘트를 이렇게 재밌게 전달한다. 승객들은 기내 서비스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런 소소한 즐거움 때문에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즐거움을 강조하는 사례는 개인의 일상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이 어떤 일이든, 설령 재미없는 일이나 공부라도 일단 재미있게 접근해보자. 많은 사람이 일은 재미없는 것이라 여기지만 유희화에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즐겁게 임한다. 내가 30대 초반에 직장생활을 할 때 만났던 중국집 청년이 떠오른다. 그는 언제나 흥겹게 콧노래를 불렀다. “행복한 짜장면 배달 왔어요.”라고 외치며 사무실에 들어서곤 했다. 만나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힘이 있는 해맑은 청년. 그런 사람을 보면서 어떻게 반가운 미소를 띠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자신의 일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위의 중국집 청년을 떠올려보자. 자신은 어떤 방식으로 재미있게 일에 임해볼까 고민해보자. 우리 사회에 이런 분들이 많아질수록 모두가 보다 행복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만큼 조금만 더 즐겁고 재미있게 내 삶에 임해보자. 유희화에 필요한 태도는 긍정성, 낙천성, 적극적 마인드, 보람 추구, 공익성, 유머 감각 등이다. 이런 태도가 바탕이 되면 어떤 일이든 만족스럽게 행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방법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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