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우쥔 지음)

▣ 저자 우쥔
저명한 자연언어 처리 및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가. 중국 칭화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존스홉킨스대학교 공과대학 이사직을 겸임 중이다. 2002년부터 구글의 초창기 핵심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한ㆍ중ㆍ일 검색 알고리즘 등을 설계했다. 2010년~2012년에는 중국 최대 IT기업이자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텐센트에서 검색 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다시 구글을 거쳐 2014년부터는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 아미노 캐피탈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수학의 아름다움』(제8회 국가도서관 문진도서상, 제5회 중화 우수출판물상), 『문명의 빛』(2014년 중국의 좋은 책), 『흐름의 정점』(란스쯔 2011년 10대 경제경영서상) 등이 있다.
▣ 역자 이지수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한중전문 통번역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전문 통번역사로 일했다. 현재는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기질 속에 너의 길이 있다』, 『내 인생 내버려 두지 않기』,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나만의 무기』, 『인생의 6년은 아빠로 살아라』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인류 문명과 진화에 있어서 이전 세대와 다음 세대 간의 정보 전달과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의 교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인류 진화의 근본이다. 부모가 인생의 경험을 자녀에게 전달해 주면서 사람들은 이전 세대의 능력을 초월했고 이로써 본격적인 문명이 시작되었다. 인류가 이전 세대로부터 경험과 지식을 전수받지 못하고 모든 일을 시행착오와 탐색을 통해 알아가야 했다면 이처럼 빠르게 진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전 세대로부터 경험을 전수받고 양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세대 간에는 언제나 세대차이가 존재하는 법이다. 이럴 때 일방적인 소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세대를 초월하여 유익하고 효과적인 교류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젊은 시절 중국번, 푸레이, J. P. 모건, 수호믈린스키 등 훌륭한 인물들이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를 읽으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나 역시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편지와 가장 유사한 형태인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나의 다양한 경험과 관점들을 알려주려 노력했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고 나서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보다 이러한 방법이 훨씬 효과적인 것을 깨달았다. 편지를 쓸 때는 직접 대화할 때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한 문장 한 문장을 심사숙고하기 때문에 의견 차이로 인해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도 말로 설명할 때보다 내 조언을 더 잘 받아들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내가 존경하는 위인들의 관점을 빌리는 편이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쓸 때는 다음 내용들을 유의하고자 했다.
첫째,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이 전제되어 있어야만 자녀와 평등한 위치에서 소통을 할 수 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참고할 만한 의견을 제시해 주는 것뿐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지난 세대의 낡은 사고로 교육시키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자녀에게 자신이 못 다 이룬 꿈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부모 자신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자녀에게는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녀가 출세하고 성공을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나는 평소에 ‘태도를 조심하라, 그것은 너의 생각을 지배한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어쩌면 자녀의 운명은 부모가 좋지 않은 습관을 물러줄 때 이미 결정되는지도 모르겠다.
셋째, 사람마다 일을 해결하는 방식은 다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조언이란 없다. 상황에 적절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조언이 있을 뿐이다. 나의 두 딸은 서로 나이 차이도 있고, 자란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성격이나 생활 태도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같은 문제여도 완전히 상반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넷째, 소통은 쌍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때로는 경청하는 것이 조언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어떤 문제에 있어서는 자녀의 생각이 훨씬 합리적이고 기발할 때도 있다. 나 역시 딸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종종 새로운 지식과 생각을 습득한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 중 독자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편지들을 골라 이 책으로 엮었다. 나의 경험을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바람에서다.
▣ 차례
프롤로그 태도가 운명을 결정한다
1장 인생을 대하는 태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첫 번째 편지 긍정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 두 번째 편지 행복의 유래
세 번째 편지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 / 네 번째 편지 성공은 성공의 어머니
다섯 번째 편지 최선의 적은 최고다 / 여섯 번째 편지 좋은 습관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2장 세상을 대하는 태도: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너에게
일곱 번째 편지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라 / 여덟 번째 편지 높은 경지를 추구하라
아홉 번째 편지 인생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라 / 열 번째 편지 교육은 운명을 바꾼다
열한 번째 편지 새로운 삶의 문 앞에서 기억해야 할 것들 / 열두 번째 편지 좋은 사람이 되어라
3장 돈을 대하는 태도: 경제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너에게
열세 번째 편지 가난에 굴복하거나 가난을 극복하거나
열네 번째 편지 자신의 ‘가난’을 인정해야 인생의 진정한 부를 얻는다
열다섯 번째 편지 낭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아끼는 것도 문제다
열여섯 번째 편지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법
열일곱 번째 편지 돈의 올바른 쓰임을 알고 돈 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열여덟 번째 편지 첫 번째 투자에 대한 조언
열아홉 번째 편지 영원히 경계해야 하는 세 가지 빨간선 / 스무 번째 편지 돈에 대한 관
4장 사람을 대하는 태도: 관계가 어려운 너에게
스물한 번째 편지 좋은 친구는 인생의 큰 자산 / 스물두 번째 편지 사랑에 관하여
스물세 번째 편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 스물네 번째 편지 소인배를 멀리하라
스물다섯 번째 편지 소통의 목적 / 스물여섯 번째 편지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는 방법
5장 문제를 대하는 태도: 삶의 문제에 직면한 너에게
스물일곱 번째 편지 신은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
스물여덟 번째 편지 이성적인 회의론자가 되어라
스물아홉 번째 편지 일상의 질문을 해결하는 과학적 방법
서른 번째 편지 비문학 명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서른한 번째 편지 수학의 진짜 쓸모 / 서른두 번째 편지 대학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서른세 번째 편지 효과적인 과학 논문을 쓰는 방법
서른네 번째 편지 한 단계 높은 배움을 이어가고 싶다면
6장 일을 대하는 태도: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너에게
서른다섯 번째 편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성공확률을 계산하지 말 것
서른여섯 번째 편지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
서른일곱 번째 편지 언제나 더 좋은 방법을 찾아라 / 서른여덟 번째 편지 리더의 조건
서른아홉 번째 편지 능동적인 태도로 일하라
마흔 번째 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해라
▣ 내용요약
1장 인생을 대하는 태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두 번째 편지 행복의 유래
똑같은 책을 함께 읽는 것은 우리 부부가 두 딸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추천해준 책을 우리도 함께 읽고, 딸들도 우리가 추천해준 책을 읽는다. 하루는 멍화가 멍신에게 전화를 걸어 요즘 무슨 책을 읽어 있는지 물었고, 멍신은 아빠가 추천해준 책을 읽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날 멍화는 내게 이메일을 보내 그 책이 어떤 내용이며, 재미있는지 물었다.
멍화에게
최근 네 동생이 읽고 있는 책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댄 뷰트너의 『블루존 The Blue Zone of Happiness』이라는 책이란다. 블루존은 인류학 용어로 평균 수명이 유난히 긴 장수지역을 의미해. 멍신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우리는 함께 토론을 했어. 네가 이 책을 읽어도 좋고 읽지 않아도 괜찮지만 너와도 이 책의 주제인 ‘행복’에 대해 꼭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단다.
먼저 뷰트너의 책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보자꾸나. 그는 행복에 관해 굉장히 일리 있는 몇 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먼저 행복은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일종의 ‘느낌’이라는 거야. 물론 이 느낌은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니라 사람이 생활하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란다. 책에서는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행복감이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높은 이유는 그들의 생활환경 자체가 스트레스가 적고 유쾌하며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 적은 돈으로 유유자적하면 살고 싶은 사람이 코스타리카에 산다면 분명 행복을 느낄 거야. 반대로 싱가포르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행복하다고 느낀대. 오히려 열심히 일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을 가장 안 좋게 생각한다는구나.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코스타리카에 가면 행복할 수 있을까? 분명 그곳의 문화와 풍습이 맞지 않아 행복을 느끼기 힘들 거야. 그건 코스타리카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여기까지 쓰고 보니 네가 MIT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MIT에는 너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으니 아주 잘 맞을 거야. 하지만 만약 네가 컬럼비아대학교를 선택했다면 학업에 대한 부담은 적었을지 몰라도 지금만큼 학교생활이 즐겁지는 않았겠지. 컬럼비아대학교는 그동안 수많은 정치 리더를 배출해온 만큼 학생 대부분이 훌륭한 리더를 꿈꿀 텐데 넌 그런 경쟁을 좋아하지 않잖니.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뷰트너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어. 그는 행복지수가 특별히 높은 나라로 코스타리카, 덴마크, 싱가포르를 꼽았다. 세 나라는 정치제도가 서로 달라. 코스타리카와 덴마크는 사회주의 색채를 띠고 있고, 싱가포르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국가로 개인의 노력을 중시하지.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어. 그건 바로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다는 거야. 그래서 생계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거란다.
지금까지 뷰트너의 관점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이제 아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볼게. 행복에 관한 아빠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야. 먼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종족번식을 한단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것이 행복의 원천이라고 해. 이는 남녀 간의 사랑이나 부와 명예가 가져오는 행복보다 훨씬 오래도록 유지되는 행복이지. 사람도 다른 생명체들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계승에 대한 사명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자신의 생명이 유전자를 통해 세대를 거듭하며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행복을 느낀단다. 그러나 이런 행복은 어느 동물이나 느끼는 것이고 사람은 더 높은 차원의 행복을 추구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존재와 행위를 통해 이 세상에 발자취를 남길 때의 행복이야. 우리는 자기 말이나 행동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모차르트는 이미 두 세기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찾는단다. 베토벤, 미켈란젤로, 뉴턴도 마찬가지야. 아빠가 종사하고 있는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는 앨런 튜링이나 존 폰 노이만 같은 인물이 여기에 해당하겠구나. 물론 누구나 이렇게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관없단다. 세상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야. 모차르트가 생전에 매일 곡을 쓰고, 음악을 연주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 그는 자신이 후대에 ‘위대한 음악가’라는 칭호를 받을 줄도 몰랐고, 그러한 칭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어. 그에게 중요한 일은 오직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지. 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이 모차르트라는 위대한 인물을 만든 거야.
지난번에 왜 미국인들은 대학에 많은 돈을 기부하냐고 물었지? 러시아의 소설가 막심 고리키의 말이 좋은 대답이 되겠구나.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다.” 대학이나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기부가 자녀들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돈이 더 넓고, 깊고, 길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을 아는 거지. 영국의 사상가 로버트 오언은 인류의 모든 노력의 목적은 행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어. 사실 우리가 많은 일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목적 때문일거야. 아빠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행복이 삶의 이유이자 목적임을 잊지 말았으면 해.
- 너의 행복을 빌며, 아빠로부터
2장 세상을 대하는 태도: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너에게
열한 번째 편지 새로운 삶의 문 앞에서 기억해야 할 것들
2015년 여름, MIT에 입학하는 멍화를 보스턴까지 데려다줬다. 집에 돌아와 보니 멍화에게서 온 편지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그 편지는 멍화의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인 니코노브 박사가 졸업생들에게 내 준 여름방학 숙제로,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 보내는 것이었다. 내가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고 있을 때 멍화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MIT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했다.
멍화에게
어제 처음으로 네가 없는 밤을 보냈단다. 밤 열시에 문득 네 방이 비어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네가 정말로 집을 떠났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어. 몇 달 전 너는 우리 앞으로 편지를 썼더구나. 아빠는 그 편지를 읽고 무척 감동했어. 우리는 너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보고 싶다는 네 생각을 언제나 응원한단다. 어제 MIT에서 헤어질 때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나중에 기약하며 남겨두었단다. 네가 오늘 엄마에게 전화해 그곳에서의 고충을 이야기했다고 들었어. 수학 레벨테스트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고, 미디어랩 추첨을 할 때도 운이 좋지 않았다고 말이야. 엄마는 네가 조금 좌절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어제 하지 않고 남겨둔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려고 해.
이제부터 아빠가 너를 교육하는 방식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를 거야. 너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고 이제 너도 우리처럼 복잡한 사회에 발을 들였기 때문이야. 그러니 이제부터는 부모가 아니라 친구라는 생각으로 너와 대화하고 싶구나.
먼저 너와 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운은 실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 존재해. 나중에 시간이 되면 트루먼의 이야기와 운이 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 들려줄게. 오늘은 그 이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나쁜 운을 피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려고 해.
사람들은 아빠가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아빠가 쓴 『대학의 길』중 ‘나의 대학의 길’이라는 장을 읽어보면 아빠도 운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어. 그런데도 오늘날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나쁜 운에서 벗어나 인생의 좋은 운들을 붙잡았기 때문이야. 좋은 운을 붙잡는 비결은 생각보다 간단하단다. 미국의 밴 플리트 장군의 말을 빌리자면 5배 더 노력하는 거야.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 전쟁 당시 자신의 참모에게 전투에서 이기려면 몇 개의 탄약이 필요하냐고 물었어. 그리곤 참모가 알려준 것보다 5배 많은 탄약을 준비했다고 해. 그의 전략은 성공했고 그 후로 ‘밴 플리트 탄약량’이라는 군사 용어까지 생겼단다. 밴 플리트 장군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예상하고 충분한 여지를 남겨놓았던 거야. 그 결과 행운의 저울이 그의 쪽으로 기울 수 있었던 것이지.
영국의 웰링턴 공작 역시 밴 플리트와 마찬가지로 좋은 운을 붙잡은 사람이었단다. 웰링턴 공작은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격파한 장군이야. 나폴레옹만큼 카리스마가 넘치지도 않았고 휘하의 사기가 높지 않아서 전투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전투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았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세부적인 사항들을 꼼꼼히 준비하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악재에 대비하는 것이었단다. 웰링턴은 이렇게 철저히 준비한 덕에 몇 번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결국 운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어.
너의 MIT생활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수많은 기회가 있을 거야. 어떤 일을 하든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목표한 결과보다 더 많이 노력한다면 운은 언제나 너의 편에 서 있을 거야.
마지막으로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가에 관한 거야. 너의 결과가 어떻듯 네 뜻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을 좋아해. 아빠와 엄마는 이런 네 의사를 존중하고 응원한단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는 대신 경험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나쁜 결과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렴. 실패는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야. 모든 도전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똑똑한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단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패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야. 그렇게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거야.
자, 차분한 마음으로 이 편지를 다 읽었다면 이제 네 앞에 놓인 도전 과제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을 기억하렴. 그것만 기억한다면 너의 성공과 상관없이 아빠와 엄마는 언제나 널 자랑스러워 할 거야. 행복한 밤 보내기를 바란다.
- 아빠로부터
3장 돈을 대하는 태도: 경제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너에게
열네 번째 편지 자신의 ‘가난’을 인정해야 인생의 진정한 부를 얻는다
멍신에게
반 년 전쯤인가 우리가 가난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기억나니? 지금의 너와는 달리 아빠는 어렸을 때 무척 가난한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네가 가난 때문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중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단다. 요즘 학교에서 세계사 수업을 듣고 있으니 세상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너와 가난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
가난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사람에게 큰 동력이 될 수도 있고 의기소침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었지? 그래서 누군가는 가난을 딛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누군가는 어렸을 때부터 평생을 가난하게 살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걸까?
사람은 원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어려움이 닥치면 어떻게든 헤쳐 나가려는 천성이 있단다. 그래서 가난이 동력이 되기도 해. 그런데 오늘날 미국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단다. 한번 빈곤층에 속한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속한 사회계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 세대의 가난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고 있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어떤 사람은 환경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외부 환경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이 문제에 관해 수많은 사회학자가 통계 조사를 했어. 그들은 조사를 통해 여러 결론을 제시했지만 그 어떤 것도 나를 납득시키지는 못했단다. 이 문제에 대해 아빠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해줄게.
사람이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사회 주류에서 생활하고 발전을 도모해야 해.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주목받지 못한단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이 오래 쌓이다 보면 자신감을 잃고 대부분 자신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야. 언제나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곳, 즉 ‘컴포트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란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야. 왜냐하면 사람이 물질적으로 궁핍하다보면 마음이 쉽게 약해지기 때문이야. ‘유리 멘탈’이라는 말도 있잖니.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자존심이 상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이야.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유리 멘탈을 갖고 있을까?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는 누군가 가난하다고 놀릴까 봐 걱정하지 않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누군가 멍청하다고 놀릴까 봐 걱정하지 않아. 하지만 반대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가난하다고 놀리고 자기를 무시할까 봐 늘 걱정한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난하다고 놀림 받고 무시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단다. 그들은 자기 힘으로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의 멸시를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갔어. 오래 전 상하이에는 두웨성이라는 인물이 있었단다. 그는 주로 사람들의 발을 닦아주거나 과일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어. 그는 사람들에게 천하다고 무시당했지만 언젠가 상류층이 되고 말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나중에는 결국 그렇게 되었어. 이러한 사례는 생각보다 많단다. 그들이 가난을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유리 멘탈을 이겨냈기 때문이야.
일반적으로 신앙이 있는 사람이 가난을 더 잘 극복하는 경향이 있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멸시를 받던 유대인들이 자신의 노력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유능한 사업가로 성공한 사례들만 봐도 알 수 있지.
고대 유대인들의 왕 솔로몬은 가난이 사람을 분발하게 하며, 믿음을 잃지 않는다면 왕성한 생명력으로 가난을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어. 또 지혜에는 빈부의 차이가 없고 가난은 누구나 거쳐야 하는 인생의 시험이라고 말했지. 앞으로 살면서 수많은 ‘가난’과 마주하게 될 거야. 이럴 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란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30대에 접어들면 노력하기를 멈춰 버리곤 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노력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란다. 자신의 가난을 과감히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인생의 진정한 부를 얻을 수 있는 법이야.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그 일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없어. 서투르고 실수하면 남들의 비웃음도 피할 수 없는 법이지. 다른 사람들이 너의 부족함을 인정해 주기를 기대하지 말거라. 네가 열심히 노력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만이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란다. 부디 인생의 수많은 시련과 결핍이 너의 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아빠로부터
4장 사람을 대하는 태도: 관계가 어려운 너에게
스물세 번째 편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멍화는 2년 동안 아마존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중에는 뭐든 대충 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능력은 뛰어나지만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나는 멍화가 세상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음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장점도 볼 수 있기를 바랐다.
멍화에게
최근 네 고등학교 생활을 돌이켜보다가 한 가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어. 그때 리더십을 조금 더 길러주지 못했다는 점이 걸리더구나. 리더십이라는 건 다른 능력들처럼 명확히 정의를 내리거나 쉽게 단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굉장히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이지. 그래서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아보려고 해. 첫 번째는 조직력과 업무 능력이야. 어떤 일이 네게 주어졌을 때 적합한 사람들에게 적절히 분배해 함께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지. 두 번째는 사람들을 단결하게 하고 각자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거야.
아빠가 예전에 옹졸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이야기했던 것 기억나니? 하지만 나와 친구가 아니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자세도 결코 옳은 건 아니야. 어떤 일을 완성하려면 여러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 세상에는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이 꼭 나와 잘 맞으리라는 법은 없어.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공평한 태도를 보여야 해. 나와 다르다거나 어떤 결함이 있다고 해서 그가 가진 능력과 업적까지 부정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나는 프랑스 혁명기의 탈레랑 페리고르라는 인물이 떠오른단다.
탈레랑은 미국에서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야. 하지만 유럽에서, 특히 외교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란다. 탈레랑은 프랑스의 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고 왕자에게 작호를 받기도 했지만 태어날 때부터 다리에 장애가 있어 군인이 되지는 못했단다. 그는 할 수 없이 신학을 공부해 직급이 낮은 성직자로 프랑스 왕실 교회에서 일했어.
안타깝게도 탈레랑의 사상은 모순적인 부분이 많았고 이것은 곧 그의 행동으로도 나타났지. 그는 일찍이 성직자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반대하다가 말년에는 천주교로 귀의했고, 역사적으로 교황청에서 성직자의 신분을 박탈당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야. 개인적인 생활도 방탕했어. 정식으로 결혼을 한 적은 없지만 서너 명의 사생아가 있었고, 유명한 화가인 외젠 들라크루아도 그중 한 명이었단다. 그의 이러한 행보 때문에 서양에는 ‘탈레랑’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어. 오늘날 이 단어는 냉소적 혹은 간사한 외교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사용돼.
그러나 누가 뭐래도 외교 능력만큼은 뛰어난 사람이었단다. 탈레랑은 프랑스 혁명 중 공화국 정부를 위해 일하며 외교 사무를 담당했어. 1792년에는 영국에 파견되어 상대가 중립을 요구하도록 설득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냈지. 프랑스의 궐기로 그의 평화적인 노력은 물거품이 됐지만 이후 나폴레옹의 외교 대신으로 프랑스 외교를 책임졌단다. 1802년에는 영국과 평화 조약인 <아미앵 조약>을 맺어 유럽 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어.
그러나 언젠가부터 탈레랑과 나폴레옹 사이에는 이견이 생기기 시작했어. 탈레랑은 외교를 통한 평화 실현으로 프랑스 혁명과 전쟁의 성과를 유지하기를 주장했고, 나폴레옹은 무력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던 거야. 탈레랑은 결국 1807년에 외무장관의 직책에서 내려왔어. 그리고 그 이후에는 암암리에 나폴레옹을 실각시키려고 조정하며 뇌물을 받기도 했지. 만약 나폴레옹이 성공했다면 그는 돈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로 역사에 기록되었을 거야. 하지만 그는 나폴레옹이 실패하고 유럽 열강들이 프랑스의 영토 분할을 시도할 때 과감히 나서서 프랑스가 유럽 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열강들을 회유하는 데 성공했단다. 국가적인 측면에서는 큰 역할을 해낸 거지. 그래서 그는 역사적으로 쉽게 평가할 수 없는 인물이 되었어.
결론적으로 탈레랑이라는 사람 자체는 문제가 많았지만, 그의 외교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단다. 하지만 훌륭한 외교 능력을 발휘했음에도 후대 사람들은 그를 교활하고 간사하며 표리부동한 사람으로 묘사해. 앞으로 사회에 나가 일을 하다 보면 탈레랑 같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될 거야. 그들은 우리와 친밀한 관계가 아닐 수 있지만 목적이 일치할 때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어. 능력이 뛰어나고 맡은 일에 충실하기 때문이지. 네가 훌륭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오늘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 말라는 거야. 학교를 떠나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하지만 네가 어떤 일을 성공하려면 그들의 지지와 도움이 필요해. 만약 네가 나중에 리더가 된다면 동료나 부하직원의 흠을 찾기보다는 그들의 장점을 발견해 적극 발휘하도록 해줘야 하니까. 학교생활이 모두 순조롭기를 빈다.
- 아빠로부터
5장 문제를 대하는 태도: 삶의 문제에 직면한 너에게
스물일곱 번째 편지 신은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
멍신은 수학 숙제를 할 때 글씨를 엉망으로 쓰거나 계산 단계를 몇 개씩 빼먹는 등 꾀를 부린다. 간단한 내용일 때는 상관없지만 이것이 습관이 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정해진 순서와 규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멍신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완전히 이해한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내 생각을 편지에 담아 전달했다.
멍신에게
최근 네 수학 시험지를 봤더니 실수로 틀린 문제들이 많은 것 같더구나. 그런데 문제를 틀린 원인이 단순히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아. 아빠는 여기에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 첫 번째는 네가 기본적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고, 두 번째는 문제를 푸는 방식이야. 너는 항상 풀이 단계를 몇 개씩 뛰어넘곤 하는 데 이렇게 하면 문제를 틀리기 쉬워. 지난번에 이 이야기를 했을 때 풀이 단계를 모두 적으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문제를 다 풀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지? 사실 몇 글자 더 적는다고 시험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아. 오히려 풀이 단계를 건너뛰었다가 뒤에서 막히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거야. 물론 오늘 너와 문제 풀이 시간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란다. 아빠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조금 바보 같고 답답하더라도 순서와 절차에 따라 푸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거야.
‘신은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아빠에게 자주 들었을 거야. 너도 알다시피 아빠는 평소에 일처리를 조금 바보같이 할 때가 있어. 그러나 아빠는 다행히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하고자 한 일들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어. 너는 좋은 운이 어디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하니? 아빠는 스스로 바보 같고 미련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신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해. 신은 왜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할까? 사실 이것은 자신의 능력과 기량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가에 관련되어 있어. 사람은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신보다 뛰어난 존재라는 착각에 빠지게 돼. 스스로를 점검하지 않으니 자기도 모르게 계속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이러한 실수가 성적이나 일의 성패에 영향을 미친단다.
바보 같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점은 친구가 많다는 거야. 너도 알다시피 아빠는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서는 양보하는 일이 없지만 그 외의 사소한 이익에 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야. 그래서 모두들 아빠를 편하게 생각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 해. 이런 경험은 예전에 중관춘에서 사업을 할 때 배운 거란다. 학생 시절에는 아빠도 손해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해 보여야만 일을 더 잘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사업을 할 때 보니 업계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차고 넘칠 만큼 많았지만 그들이 모두 사업에 성공하는 건 아니었어. 오히려 바보같이 우직한 사람들이 사업을 하면 더 잘 되는 경우가 많았단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는 간단했어. 만약 네게 계산적인 사람과 우직한 사람 중 누구와 사업을 함께하고 싶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니? 아마 너는 후자를 선택할 거야. 왜냐하면 우직한 사람들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지. 만약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우직한 사람에게는 그만큼 사업 기회가 더 많아지는 거야. 오늘 아빠가 한 이야기들은 네가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러나 앞으로 네가 경험을 통해 서서히 깨닫게 될 거란다. 다음 시험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 아빠로부터
6장 일을 대하는 태도: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너에게
서른여덟 번째 편지 리더의 조건
이 편지는 아내가 멍화에게 전달해 줬으면 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아내는 멍화가 리더십을 조금 더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리더십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반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우리는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전달해 보기로 했다.
멍화에게
아빠와 멍신은 2주 간의 미 동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존스홉킨스, 프린스턴, 콜롬비아, 예일, 하버드, MIT 등 몇 개 대학교를 둘러보았어.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참관했던 학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였단다. 너희들은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보다는 미 육군사관학교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거야. 이 학교를 참관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 오늘은 그 점들을 바탕으로 너와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는 합격률이 8% 정도야. 그중 70%는 고등학교 내내 성적이 상위 5% 안에 들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흔히 사람들이 군인들은 체격만 건장하지 별로 똑똑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 다르지. 매년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 입학하는 1,200명의 학생 중 90%는 고등학교 때 학교 운동팀 선수였고 그중 2/3는 팀 주장을 한 친구들이야. 이 점은 그들이 리더십을 갖춘 학생들이라는 걸 보여줘. 실제로 사관학교 입학생 중 1/4은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거나 학년 대표를 했던 학생들이라고 하는구나.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의 수준을 보면 미국 장교들의 수준을 알 수 있는데 그들은 모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엘리트란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수재들이라고 해도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서는 아무도 그들을 떠받들어 주지 않아. 사관학교에 입학하면 처음 3년 동안은 복종하는 법을 배워. 영화에서 보면 군인들이 말끝마다 “Sir, Yes Sir!”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너도 들은 적이 있을 거야. 학교에서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군인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려면 먼저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야. 4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전술 지휘를 배우는데 이것은 장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능력이야. 장교는 회사로 치면 한 부서의 팀장이고, 학교로 치면 동아리 회장 같은 사람들이지. 그들이 한발 더 나아가 장군이 되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리더십을 길러야 한단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리더십을 교육하는 방식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빠 역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어떤 기관에서든 리더십을 기르려면 먼저 복종하는 법을 알아야 했어. 복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왜 중요할까? 제멋대로이고 다른 사람의 말에 복종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뛰어난 인재가 될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기는 어려워. 너도 잘 알다시피 오늘날에는 누구도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 큰일을 해낼 수 없단다.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네게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권한이 주어지고 그 사람들에게 어떤 임무를 맡길 때 네 의도를 잘 전달하고 시행하기 위해서야. 다른 사람의 명령에 복종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
오늘 너와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이유는 네가 중ㆍ고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가 특별히 리더십을 길러주려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이야. 다행히 대학교에 가서 여러 가지 일들을 앞장서서 함으로써 많은 친구들로부터 신임과 인정을 받고 있다는 걸 알아. 이런 것 역시 리더십을 기르는 연습의 일부란다. 우리는 네가 대학을 다니는 동안 이 능력을 보강한다면 졸업 후에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복종은 리더십을 기르는 첫 번째 단계야.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첫 번째 단계일 뿐이야. 윗사람에게 복종할 줄만 아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거든. 두 번째 단계는 협력이야. 협력의 중요성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알 거야. 게다가 너는 예전부터 협력을 아주 잘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 가지만 이야기하면 너와 협력한 사람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의 공헌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거야. 이 점은 아주 중요하단다. 그럼 그 사람은 비록 리더는 아니었지만 리더인 너의 명예와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자신에게도 유익하다고 생각할 거야.
리더십을 기르는 세 번째 단계는 훌륭한 조수가 되는 거야.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일을 직접 다 할 수는 없어. 리더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리더에게는 훌륭한 조수가 필요하단다. 흔히 사람들은 리더가 가진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그들이 수행해야 하는 수많은 임무들은 간과하곤 해. 조직에서 리더는 조직의 일상적인 운영과 앞으로의 발전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이것은 단순히 어떤 한 가지 임무만 훌륭히 해낸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조수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학습 과정이야. 이 과정을 통해 종합적인 관리 능력을 키우면 나중에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단다. 훌륭한 조수는 리더가 지시한 임무를 완수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시기에 능력을 발휘해 리더의 성공을 도울 수 있어야 해.
마지막으로 훌륭한 리더는 대부분 소통 능력이 뛰어나. 그들은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자신의 문제 때문에 남들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않으며, 선악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 때문에 객관적인 원칙을 위배하지도 않는단다. 이제 막 집에 도착한 터라 할 일이 많아 오늘은 여기까지 쓰도록 하마. 즐거운 여름 방학 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