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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는 왜 사람들에게 상처받을까(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by 미건주 2020. 7. 21.

나는 왜 사람들에게 상처받을까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18년 8월 / 232쪽 / 13,500원

저자 네모토 히로유키

 

1972년에 태어났으며 현재 대인관계 전문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25년 이상 일본에서 최고의 심리상담가로 인정받는 다이라 쥰지에게 사사했으며 다아라 쥰지가 배출한 상담가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2만 건이 넘는 심리 상담을 진행했으며, 일본 전역에서 연간 100회가 넘는 심리 세미나를 열고 있다. anan, CLASSY등의 잡지,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등의 매체에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다양한 방법과 노하우에 대해 기고했으며 각종 TV, 라디오에 출연하여 다방면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지식을 전파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심한 심리학, 진짜로 사랑받고 있을까?, 마음이 넉넉해지는 50가지 힌트, 뒤틀린 마음을 푸는 법등이 있다.

 

Short Summary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부부나 가족, 친구나 동료, 나아가 이웃과의 관계 등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대다수의 문제가 결국 인간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쉽게 말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의 많은 고민이 해결되고 진정 자기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에는 상대방의 기분을 알아차리는 감수성이 뛰어나거나 마음이 여린 평화주의자가 많은데, 그런 사람일수록 유독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이런 사람을 섬세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해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자리의 분위기에 자신을 맞추거나,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너무도 잘 헤아리고 배려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자신보다 상대방을 우선하는 삶의 방식을, 저자는 타인의 축을 중심으로 살아간다고 표현한다. 물론 상대방을 우선하는 행동을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신을 희생하게 되고, 나 자신의 일은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만다.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인간관계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편안하고 자기답게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이 책은 타인과의 거리를 잘 헤아려 당신이 기분 좋고 마음 편하게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차례

 

프롤로그_ 나는 왜 일보다 인간관계가 더 어려울까

 

1. 왜 상대방과의 적당한 거리를 파악하지 못할까

01 상대방과 선 긋기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02 커뮤니케이션 스킬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

03 커뮤니케이션이 말로만 이루어진다는 크나큰 착각

04 나를 중심에 두지 않으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다

 

2. 타인의 축에 서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01 타인의 축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세 가지 패턴

02 모든 걸 상대에게 맞추는 사람들의 속마음

03 지나친 배려로 상대에게 죄책감을 나눠 주는 사람들

04 ‘좀 건조한 사람 같아하는 정도가 딱 좋다

 

3.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자신의 축 세우기

01 타인과 맺는 세 가지 패턴의 관계

02 아이 메시지로 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03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04 지금을 의식함으로써 시간에 떠밀리지 않는다

05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06 서로 도와 가며 살아가는 인간관계를 구축한다

07 자신의 축을 되찾는 일곱 가지 훈련

 

4. 당신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요소 이해하기

01 인간관계에서 잘못된 거리감의 정체

02 좀처럼 결혼을 못하는 사람의 어머니와의 관계

03 어머니로부터 심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방법

 

5. 기분 좋은 거리감을 만드는 노력

01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려면 오감을 동원하자

02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 위해 거리감을 잡아 보자

03 가까워지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 나를 내준다

04 이해를 얻기 위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용기

 

6. 싫어하는 상대와의 사이에 경계선 만들기

01 싫어하는 상대와는 선을 분명하게 긋는다

02 왜 싫은가에 대해 깊이 파고든다

03 싫어하는 사람의 장점을 찾아 본다

04 싫어하는 상대를 자신 안에 넣어 본다

05 친밀한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7. 악화된 관계를 개선하는 처방전

01 친근감의 표현이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이 된다

02 고분고분했던 후배가 갑자기 돌변하는 이유

03 주머니 속 사표를 부적으로 삼아라

04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모두가 고민하는 고부 갈등

 

에필로그_ 나 자신이 먼저, 그다음이 상대, 마지막이 관계다

 

내용요약

 

1. 왜 상대방과의 적당한 거리를 파악하지 못할까

 

상대방과 선 긋기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의리나 인정 따위에 얽매이지 마라: 당신은 언제까지나 주변에 좋은 사람이고 싶은가?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좋은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면 자기다움 또는 자신의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요즘 변비가 심해진 것 같으니 채소를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가 채소 위주의 식단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대. 매일매일 고기를 적당히 섭취해야 해.” 하고 말한다. 그러면 좋은 사람인 당신은 친구의 말에 금세 동의하고 만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부정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니 당연히 즐거울 리 없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서 얻은 이점은 기껏해야 상대방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하여 관계가 틀어지지 않고 웃으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안심했다는 정도다.

하지만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는 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행동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만족감이 커지고 인간관계에서도 지치지 않는다. 나도 좋고 타인에게도 좋은 상황이 최선이겠지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 자신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당신이 나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나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할 것이다. “단호해지자. 그리고 의리나 인정 따위에 얽매이지 말자.”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나는 나, 남은 남이다.

 

내 안의 자아가 사라진 상태: ‘상대방을 생각해서 그렇게 행동했는데, 진심으로 좋아하는지 몰라서 너무 불안해. 상대가 기쁘지 않다면 오히려 나를 미워할 수도 있을 텐데.’ ‘다행히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같아 안심이야. 일단 나를 싫어하지는 않겠지.’ ‘그런데 진짜 기뻐하는 게 맞나? 나를 대하는 태도가 왠지 좀 이상하단 말이야. 겉으로만 좋아하는 척하는 건 아닐까?’ 당신은 이런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이어지면 항상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을 의식하는 환경이 뿌리를 내린다. 그러다 보면 자아가 사라진다. 자신보다 상대방을 우선한 나머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자아를 잃고 만다.

나는 그런 상태를 가리켜 유체이탈이라고 표현한다. 혼이 몸에서 빠져나가 상대방에게로 가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뭘 해도 자아가 없으니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전혀 신경 쓸 수 없다.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제 자신을 돌볼 수가 없어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일에 열중하다 보면 퇴근 즈음에는 기진맥진해서 집으로 돌아와요.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피곤해서 쓰러져 잠들기 바빠요. 주말에도 좀처럼 기력을 차리지 못하고 하루 종일 누워 있다시피 해요.” “회식이나 동호회 모임 같은 자리에 가면 너무 어색하고 불편해요. 일단 사람이 많다는 것 자체가 참 피곤한 일이에요. 모임이 끝나면 즐겁다기보다는 피곤하기만 해요. 내가 누구를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당신이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다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유체이탈 상태인 것이다.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생각과 표정, 말에만 관심을 집중한다는 말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컨디션은 어떤지, 이를테면 얼마나 피곤한지, 얼마나 지쳐 있는지, 에너지가 넘치는지 이 모든 것이 무시된다. 사람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이탈했던 혼이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 유체이탈했던 사이 느꼈던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와 굉장한 피로를 느낀다. 그렇다면 당신이 왜 유체이탈 상태가 되는지 생각해 보자. 그 이유는 상대방과의 거리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면서까지 무리하게 남에게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말만 앞세우고 남의 말은 듣지 않는 고집불통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자신이 양보할 수 있는 부분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의 경계선이 명확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에 따라 그 경계를 잘 구분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선을 제대로 긋지 못하고 인간관계에 지쳐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를 중심에 두지 않으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다

 

바운더리란 무엇인가: 인간관계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가 두 가지 있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깊이 들어가 버리거나 반대로 너무 거리를 두는 것이다. 너무 가깝거나 너무 먼 거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바운더리(마음의 경계선)를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보통 바운더리는 유소년기부터 시작되며 사람과의 관계성 안에서 키워진다.

대부분의 아이는 타인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놀이터에 가보면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수족관에 가보아도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서로 가까이 붙어서 수조를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밀착도도 놀랄 정도로 높다. 이처럼 아이들은 처음 보는 상대와도 오래전부터 친했던 친구처럼 어울려 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들처럼 금방 가까워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아이는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해지고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 타인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게 되는 바운더리가 명확해져 간다.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다가갈 수 없거나 상대방이 다가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어느새 다가와 있는 등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른바 상대방과 궁합이 좋거나 나쁠 수도 있으며, 코드가 맞거나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이런 요소도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코드가 맞거나 궁합이 좋다는 판단도 개성이 확립되어 가기 때문에 의식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또 사춘기에는 이성에 대한 의식이 강할수록 긴장감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대화를 할 때 거리감을 두기 쉽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거리감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람도 꽤 있다.

 

바운더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 물론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바운더리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기에 부모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거나,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했거나, 여러 학교로 전학을 다녔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었거나 하는 경험을 한 경우 바운더리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려서 어머니로부터 과잉보호를 받았거나 사사건건 간섭을 받은 경우, 폭언이나 폭력에 시달렸던 경우를 들 수 있다. 자신이 아무리 바운더리를 제대로 설정해도 어머니가 무작정 쳐들어오면 내적 세계가 파괴당할 수 있으며, 어머니의 지시에 복종하거나 제어당하기도 한다. 그런 관계가 계속되고 당연해지면 어머니와 아이 사이에 지나친 유착 관계가 형성되어 아이 스스로 자아를 갖기 어려워진다. 이는 정체성을 상실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어머니와 밀착된 관계에서는 바운더리 자체가 애매모호해지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상대방과 자신을 심리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유착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어머니와의 관계를 타인에게도 투영하게 되는데, 상대방과의 거리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너무 깊이 들어가는 (또는 극단적으로 거리를 두어 갑자기 관계를 끊어 버리는) 상태를 만들고 만다. 또한 전학을 자주 다녔거나 소중한 사람을 갑자기 잃은 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반대로 바운더리가 강고해져서 사람을 마음속에 담기 어려워진다.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때로는 유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서 겪은 깊은 상실감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사례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바운더리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러워지는 경험을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상대방과 어떻게 거리를 두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그 사람은 당신 이상으로 바운더리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축과 타인의 축: 앞서 말한 대로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과 나 사이에 명확한 선 긋기가 필요하다. 그 선이 바로 바운더리다. 나의 말에 당신은 이렇게 반문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상대방과 나 사이에 벽을 쌓는다면 나 스스로 고립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다 나만 외톨이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건방지다는 오해를 받을 것 같은데요.” 나의 대답은 그래도 괜찮다는 것이다. ‘나는 나, 남은 남이라는 의식이 명확하다면 확실하게 자신의 두 발로 설 수 있다. 그런 상태를 가리켜 자신의 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에 자신의 축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상대방을 신경 쓰는 상태가 타인의 축에 서 있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유체이탈 상태가 타인의 축에 서 있는 전형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축에 서 있게 되면 자신과 상대방 사이에 선을 긋는 게 수월하다. 상대방보다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양보할 수 없는 것의 경계가 확실히 보인다. 상대방이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아 불만을 터뜨려도 자신의 축에 서 있는 사람은 소중한 것을 지키는 일에 더 큰 가치를 느낀다. 타인의 축에 서 있다면 깊은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르는 상대방의 말 한마디도 자신의 축에 서 있으며 ,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군요.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네요. 제 생각은 이러하니까요. 이것으로 끝내죠.” 하고 넘어갈 수 있다. 자신의 축에 선다는 것은 마음이 지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축에 서 있을 때만 진정 안심할 수 있다: 당신은 안정감이 타인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한테 친절하거나 받아 주는 사람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절반은 착각이다. 내가 사는 나라보다 치안 상태가 안 좋은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되면 기본적으로 나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사람도 언젠가는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신이 만약 상대방을 통해 안정감을 얻는다면 타인의 축에서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자신의 기분이 조금만 움직여도 안정감이 불안감으로 바뀔 수 있다. 그 안정감도 언젠가는 상대방이 자신에게서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견고하지 못하다. 진정한 안정감은 자신의 축에 서 있을 때만 얻을 수 있다.

나는 나, 남은 남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사람은 하나같이 인간관계가 훨씬 편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타인의 축을 중심으로 살아온 사람이 마음을 먹는다고 한순간에 자신의 축으로 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에서 자신의 축과 타인의 축은 가장 핵심적인 주제이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타인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타인의 축에서 자신의 축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2. 타인의 축에 서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모든 걸 상대에게 맞추는 사람들의 속마음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은 배려가 아닌 희생: 자신의 축이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희생당하게 내버려 두기도 한다. 상대방으로부터 미움을 받을지 몰라 두려워하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신경 쓰는 것이 싫어서 당연히 손해 보는 역할을 받아들인다. 만약 이런 사람이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다루기 쉽거나 모든 선택을 자신 위주로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그와 더욱 친하게 지내면서 옆에 두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신의 축이 없는 사람은 상대방의 그런 호의적인 태도를 자신이 희생한 대가로 여기고 더욱더 자신의 축을 잃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자신을 억누르고 있지 않은가: 스즈키는 주변에서 어떤 부탁을 해도 다 들어주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그는 나와 상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만의 주장이라는 게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이 뭔가를 제안하면 그냥 다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존경스럽기까지 해요. 또 여자 친구를 만날 때도 모든 걸 맡기는 게 속 편해요. 사실 데이트 코스를 짜는 데 자신이 없거든요. 물론 당연히 싫을 때도 있죠. 하지만 나 때문에 모임 분위기가 깨지는 게 더 싫거든요. ‘나만 참으면 원만하게 해결될 텐데, 그럼 됐어하고 생각하는 거죠. 그나마 다행인 게 내가 감정을 질질 끄는 성격이 아니라서 불편한 감정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덕분에 일도 많고 바빠요. 여러 가지 일을 맡아 잘해 내고 있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지만, 내가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구나 생각하면 기뻐요. 당연히 피곤하죠. 어떻게든 체력적으로 버텨 보려 합니다.”

당신은 스즈키의 입장이나 태도가 마음에 드는가? 어떤 사람은 아니, 인생을 왜 그렇게 살아? 그럼 너무 피곤하잖아하고 안타깝게 생각할 테고, 또 다른 사람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추거나 주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이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스즈키처럼 나만 참으면 모든 게 원만하게 해결돼하는 식의 사고방식은 나는 상대와 싸우는 게 싫어서 피하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자기희생이다.

 

3.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자신의 축 세우기

 

서로 도와 가며 살아가는 인간관계를 구축한다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윈윈 관계가 된다: 자신의 축을 확립한 다음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릴 수 있게 되면 탄력적인 관계, 다시 말해 상호의존 상태를 구축할 수 있다. 자신의 두 발로 서 있으면서 독선적인 태도가 아니라 상대방을 신뢰하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하자. 자신의 축이 확립되어 있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선 긋기가 가능하다. 거기서부터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부탁할 만한 협력자를 찾으면 된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좋은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그래야만 자신도 무리하지 않으며, 부탁을 받은 상대방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성립된다. 상대방 역시 당신의 부탁에 어떤 문제 때문에 곤란한 건가요? 어떤 부분에서 일이 꼬인 건가요?” 하는 질문을 던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신뢰 관계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쌓는 데 전제가 되는 것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들어주면 자신을 받아들이는 건가또는 나를 이해하려고 하는구나하고 생각해서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갖고 마음을 열게 된다. 상대방이 아무리 말을 능수능란하고 재미있게 말해도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신뢰하기 힘들다. 서로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당신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상대방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라면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볼 것 같아요”, “이 방법은 어떨까요?” 또는 이런 격려를 하기도 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좋은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네요. 하지만 당신이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런 거라면 나도 돕겠지만, 그분이 적임자일 것 같은데 한번 얘기해 볼까요?” 이렇게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상대방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준다: 누군가에게 어떤 제안을 하거나 부탁을 할 때는 상대방이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둬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요?” “나라면 그렇게 할 것 같은데요.” 이 같은 표현은 를 강요하지 않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아니요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축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상대방이 아니요라며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단정적으로 말하거나 지적하는 등의 표현으로 상대방을 컨트롤하려 한다. 또한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채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이건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자신도 모르게 강요하게 되어 신뢰 관계를 쌓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호의존 상태에 있는 사람은 상대의 반응을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처리한다. , 캐치볼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공을 잘 받고 내 공을 상대방이 잘 받을 수 있도록 던져주는 사람이다.

 

4. 당신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요소 이해하기

 

인간관계에서 잘못된 거리감의 정체

 

대인관계의 기본은 무엇일까: 이제 당신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자신의 축을 되찾았다. 그렇다면 나 자신, 자아를 형성하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해답은 바로 어머니다.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이미 뱃속에서부터 훈련을 받았다.

언젠가 산부인과 의사이자 작가인 이케가와 아키라의 강연에 참석했을 때 임산부의 자궁 속에 마이크를 설치해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뱃속 태아에게 들려주는 어머니의 말소리나 허밍이 들렸다. 물론 배에 입을 대고 말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도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뱃속에 있는 태아는 당연히 언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를지라도 그 순간순간의 분위기(에너지)는 전달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응애하고 태어나서 한동안 당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어머니다. 모든 아이는 가장 가까운 어머니의 말과 태도,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배우며 성장한다. 어머니를 토대로 아버지와 형제자매, 할아버지 할머니,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무수히 많은 인간관계 등이 더해진다. 자신의 축에 서 있다 해도 성격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는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니 어머니라는 존재를 제대로 떼어 놓아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의 축에 설 수 있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미치는 영향: 일반적으로 어머니와의 심리적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경계선을 잘 긋지 못해 어머니의 감정적, 사고적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그로 인해 어떠한 상황이나 사건에서도 어머니가 기준이 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 전형적인 예가 자기 의견이라고는 없는 마마보이, 마마걸이다. 이런 상태를 다른 말로는 유착이라 부른다. 어머니와의 거리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대방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어머니한테 그랬던 것처럼) 기분을 살피거나 상대방의 감정에 쉽게 휘둘린다. 또 누군가의 의견에 쉽게 동조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의견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다 보니 친화력이 있어 빠르게 친해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어머니와의 심리적 거리가 멀었던 사람은 타인과 너무 거리를 두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이 서툴러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주변으로부터 저 사람은 속을 모르겠어하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더욱이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아, 자신은 누구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심리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은 매우 독립적이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등 도전적인 힘이 내재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오해해서는 안 되는 것은 어머니와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정의 유무와 상관없이 예를 들면 어머니가 직장을 다녔거나 다른 자녀를 돌봐야 하는 등의 이유로 생긴 거리감을 말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떻게 표출될까: 일반적으로 아버지는 가정에서 권위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어른이 되었을 때 손윗사람과의 관계성에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자주 드러난다. 아버지와의 거리가 먼 사람은(보살핌을 받지 못한 사람) 상사와 관계를 맺을 때 힘들어하거나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회생활을 할 때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몬스터(폭력적, 위압적, 알코올 의존적, 일을 하지 않음) 유형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사회나 타인을 두려워하는 관계성을 쌓기 쉽다. 그렇다면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어떨까? 사회에 나가서도 주변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셀프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거나 조직에서도 인정받고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강자에게 약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을 수 있다.

 

5. 기분 좋은 거리감을 만드는 노력

 

가까워지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 나를 내준다

 

사랑받고 싶다면 나부터 내주자: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또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고 나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에만 의식이 집중되어 있으면 상대방에게서 사랑을 얻어 오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은 상대방한테 지나친 요구를 해서 관계가 엉망이 되었던 경험이 없는가? 친해지고 싶거나 거리를 좁히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내가 먼저 상대방의 마음에 다리를 놓기를 권한다. , ‘기다리는게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가가는 비결은 바로 내주는것이다. 내가 뭔가를 내주는 행위는 상대방을 기쁘게 한다.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은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태도다. 반면에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에 떠오른 생각을 실제로 실천해 보자. 그런 당신의 행동이 상대방의 마음에 와 닿는다면 상대도 마음을 열 것이다.

내준다는 것은 흔히 선물이나 꽃다발 등 물질적인 것을 건네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사소한 것 때로는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일 수도 있다. 상대가 들으면 기분 좋고 즐거워할 만한 얘기를 하거나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칭찬하는 것, 나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내주는 일이다. 때로는 상대방의 외모가 약간 달라진 것을 알아차리고 , 머리를 조금 짧게 자르니까 더 잘 어울려서 보기 좋네요!” 하고 말하는 것도 내주는 일이다. 무더운 여름에 아이스커피 한잔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 등의 자그마한 배려도 상대에게 내주는 행위다.

 

계산적으로 대하면 상대방은 돌아보지 않는다: 이 세상에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어색해하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먼저 칭찬을 해주면 상대방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런데 칭찬을 하는 게 의외로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가령 직장 동료 가운데 마음이 가는 여성이 있어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오늘 옷차림이 예쁘네요.”라고 말했다고 하자. 상대가 당신을 그저 직장 동료로만 생각한다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당신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축에 서 있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 주길 바라서하는 계산, 즉 속셈을 갖고 행동하면 당연히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신경 쓰인다. 그런데 당신 말에 상대방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면, 당신은 기분 좋으라고 그런 말까지 했는데, 뭐야? 저 반응은!’ 하고 기대를 배신당한 듯한 기분이 든다. 당신이 이런 기분이 드는 이유는 주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하려 했기 때문이다. , 자신의 호의를 빌미로 상대방의 호의를 얻으려 한 것이다. 뭔가를 준다는 것은 그 자체가 사랑이므로 기쁨이 있고 충족감이 있다. 하지만 거래는 상대방으로부터 뭔가를 얻어 내기 위한 행위이므로 거기에는 사랑이 없다.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분노를 느끼게 된다. 물론 어떠한 사심도 없이 상대방한테 호의를 베푼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순수하게 상대방이 기뻐할 만한 행동을 하고 사심 없이 주는 것이야말로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이다.

 

6. 싫어하는 상대와의 사이에 경계선 만들기

 

싫어하는 상대와는 선을 분명하게 긋는다

 

싫어하는 상대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경계선 긋기: 일을 하면서 나와 잘 맞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모든 직장 동료를 좋아할 수도 없을뿐더러 분명 싫은 사람도 있을 테고, 왠지 궁합이 안 맞는 거래처 직원도 있다. 그렇다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를 낼 수도 없으며, 만약 그랬다가는 비즈니스에 치명적이다.

만약 당신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겠는가? 먼저 내가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하겠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는 심리적 거리를 두어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상대방을 대할 때 감정을 배제하고 표면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의사소통도 최소한으로만 하고 꼭 해야 할 말은 가능한 한 누군가에게 부탁하거나 그게 어려우면 다름 사람과 동석한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이것도 업무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어떻게든 그 시간을 견디면서 꼭 필요한 사항만 처리한다. 최후 수단으로는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방법이다. 회사를 그만두거나 부부라면 이혼을 하는 방법이다. 참고 견디느라 더 큰 스트레스를 껴안기보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어떻게든 참을 만한 여지가 있다면? 다음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 보기 바란다.

 

싫은 사람은 싫다고 인정한다: 먼저 불편한 상대방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 긋기를 해야 한다. 좋은 사람은 그 사람을 싫어하면 안 되는데라거나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 자꾸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잖아라며 자신의 마음을 부정한다. 또 어떻게든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는 등 괜한 마음고생을 사서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앞뒤 잴 거 없이 먼저 싫은 것은 싫다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그런 마음을 나쁘다고 생각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만다. ‘이 사람하고는 마음이 잘 안 맞아.’ ‘이 사람하고는 정말 일을 못하겠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먼저 인정하는 거다. 그때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렇게 하기 위해 자신의 축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싫어도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생길 수 있다. 참고로 나는 나, 남은 남’(이때 남이라는 부분에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넣는다)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축을 세울 때 사용하는 암시(마음속으로 거듭 되뇌며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가 매우 효과적이므로 추천한다. 이렇게 싫은 사람과의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고 관계를 유지하면, 그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상당히 편안해진다.

 

7. 악화된 관계를 개선하는 처방전

 

주머니 속 사표를 부적으로 삼아라

 

감정의 배경을 찾아라: “지금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지, 그만둬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왔는데, 회사를 옮겨야 할까요?” 이처럼 회사 문제를 고민하다 나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나는, 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지 혹은 왜 이직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묻는다. 예를 들어 일이 재미가 없어서라는 이유에도 다양한 감정적 배경이 존재한다. 업무가 단순 직업의 반복이라 싫증이 난 경우도 있을 테고, 직원들과 마음이 안 맞아 인간관계가 껄끄러울 수도 있고, 상사의 성격이 까다롭고 예민해서 고생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본인이 원하는 게 뭔가요?” 하고 묻는다. 상대의 솔직한 마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상사의 태도가 달라진다면 회사에 다니는 것이 행복할지, 아니면 상사가 달라지거나 말거나 일을 그만두고 싶은지 판단하게 한다. 그런데 그때의 포인트는 자기 평가.

 

과격하지만 효과 만점인 숙제: 당신은 자신을 얼마나 믿는가? 또는 자신을 어느 정도 높이 평가하고 있는가?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으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존하게 되어 결국 타인의 축에 선 상태가 되고 만다. 그럴 경우 아무래도 자신의 결정에 자신이 없고 수동적으로 변한다. ‘능력도 그다지 없는 내가 직장을 옮긴다고 얼마나 좋아지겠어?’라든가 다른 사람은 모두 무난하게 지내는 것 같은데, 나만 상사랑 안 맞는 거면 내가 문제가 아니겠어!’라고 생각해 버리면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한다. 직장을 옮길지 말지 고민할 때는 물론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어도 선뜻 제안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된다. 그리고 직장 내 팀이나 부서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고 문제를 제기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상담해 오면 나는 다소 과격한 숙제를 내곤 한다. “사직서를 한번 써보세요.”

 

사직서와 이혼 신청서는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죽기 살기로 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집중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상담자에게 사직서를 써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담대해지면서 지금껏 꾹 참고 마음속에 담아 뒀던 불만을 상사에게 말할 수 있었고, 거래처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면서 진심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본심을 깨달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한 분은 양복 안주머니에 항상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고루한 사고방식의 상사와 충돌이 잦아도 지금까지는 참기만 했다. 그러다 하루는 정말 아니다 싶으면 사표를 던지고 관두지 뭐!’ 하는 각오로 상사에게 불만을 모두 털어놨는데, 놀랍게도 상사가 별다른 거부감 없이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이후에도 상사가 그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상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요즘 자네를 보면 상당히 믿음직스럽단 말이야. 예전에는 능력이 있어도 어딘지 모르게 나약해 보였거든. 훌륭한 기획안을 들고 와도 설득력이 좀 부족해서 불안했는데, 요즘은 아주 듬직해. 의지도 강해 보이고 기획안도 탄탄하고,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사직서를 쓰는 것은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이 바뀌어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게 되어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 직장에서의 문제로 고민하는 분께 사직서를 권한다면, 부부간의 갈등으로 상담하러 온 분께는 이혼 신청서를 작성해 보도록 권한다. 이렇게 자신의 의식을 반대편으로 돌려 보면 관점이 달라지고 지금 이 순간을 정면으로 마주할 각오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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